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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 새누리당과 남은 2년 반의 역사의식

중앙일보 2015.08.27 00:03 종합 34면 지면보기
각별한 안보·국제·경제 상황 속에서 새누리당 정권이 집권 후반부를 시작하고 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집권 세력은 경제 활성화와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을 후반부 중심 과제로 설정했다.



 새누리당 정권의 남은 임기에는 한반도의 변혁과 한국 경제의 재편이라는 두 가지 대(大)변수가 웅크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과반을 훨씬 넘는 169석을 가진 거대정당이다. 역사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보수·주류를 대변해온 대표정당이다. 김대중·노무현 10년을 제외하고는 집권당으로서 한국 현대사를 이끌어왔다. 앞으로 2~3년 내에 한국이 마주할 격변의 파도를 주도적으로 헤쳐 나갈 의무도 이 정당에 있다.



 역사적으로 새누리당은 집권 시기에 대화·교류보다는 북한의 도발과 남북 대결의 경험을 더 많이 겪었다. 강릉 잠수함, 천안함·연평도·지뢰 사건 등은 모두 새누리당 정권이 치른 것이다. 이제 새누리당은 새로운 남북 환경을 앞두고 있다. 최근의 대치사태는 김정은 정권의 유동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남북 상황을 잘 관리해서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여느냐의 과제는 새누리당 정권에 달려 있다. 김무성 대표가 천명한 ‘안보의 벽은 높게, 대화의 벽은 낮게’라는 원칙은 바람직하다.



 경제적으로 새누리당 정권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정권은 역사적으로 고성장과 저성장을 모두 경험했다.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박정희 9.3%, 노태우 8.3%, 김영삼 7.1% 같은 고도성장이 있었다. 동시에 이명박 2.9% 같은 저성장도 이 정권이 시작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4.8%와 4.3%로 중성장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첫해 2.9%, 지난해 3.3%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3%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저성장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常數)가 되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마저 고성장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이러한 차이나 쇼크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서 향후 세대의 일자리와 고령 인구의 복지를 확보하려면 4대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수밖에 없다. 체격을 키우지 못하면 체질이라도 바꿔야 하는 것이다.



 그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쳤다. 이는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논란을 불렀다.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는 길은 이런 부주의한 구호보다 한반도 안보·경제의 미래를 직시하는 역사의식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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