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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발 쏘면 100발 응징 … 다시 도발 못하게 본때 보이자”

중앙일보 2015.08.22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즉각 대응사격을 해야죠. 우리 대응이 안일하니 계속 도발하는 겁니다.” “북에서 1발 쏘면 우리는 100발로 응징을….” (네이버 댓글)


강경 대응 목소리 커지는 여론
“29발 대응포격 늦었지만 잘했다”
핵실험 때 사재기 움직임과 달라
지뢰 도발 이후 국민 분노 커져

 지난 20일 오후 북한의 경기도 연천 비무장지대(DMZ) 포격 사실이 보도된 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이런 게시글과 댓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군사적 충돌에 대한 불안감이나 우려보다 우리 군의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우리 군이 155㎜ 자주포 29발을 대응포격한 데 대해선 “늦은 감은 있지만 잘했다” “다시 도발할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본때를 보여주자”는 댓글이 달렸다. 과거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실험 등 위협 상황에서 ‘사재기’ 움직임이 이는 등 패닉(공포) 현상이 나타났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회사원 김기형(45)씨는 “군이 원칙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잇따른 도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의 주부 최미주(37)씨는 “추가 포격에 대한 불안감은 있지만 다시는 도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북 방송을 지속하고 확실히 대응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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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DMZ 목함지뢰’ 사건 이후 고조됐던 국민들의 분노가 이번 포격 도발을 계기로 더욱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대 강성윤(북한학) 교수는 “3대(代) 세습 후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인식이 시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강경 대응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화 ‘연평해전’이 관객 600만 명이 넘는 흥행몰이를 한 것이 젊은 층의 여론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학생 김령표(29)씨는 “젊은 장병 6명이 전사한 제2 연평해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대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며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김자욱(51)씨는 “상병으로 복무 중인 아들이 안전한지 걱정된다. (아들이) 전화 통화에서 씩씩한 목소리로 ‘잘 있다’고 말해 그나마 안심이 됐다”고 했다.





 ◆불안과 긴장 교차된 접경지역=21일 접경 지역 주민들 사이엔 불안과 긴장이 교차했다. 북한이 전날 포탄 공격에 이어 이날 준전시 상태에 돌입한 데다 대북방송 중단 요구 시점도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북한이 포격을 가해온 연천 지역에서는 횡산리와 삼곶리 주민 50여 명이 이틀째 대피소에 머물다 오후 6시쯤 일단 귀가했다. 주민 최병은(82)씨는 “언제 마을로 포탄이 날아올지 몰라 불안감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 파주·김포시와 인천시 강화군, 강원도 철원군 주민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오후 대피소로 피신했다가 밤늦게 귀가한 뒤 21일엔 집에 머물며 뉴스 속보 등을 챙겼다.



 강화군 교동면 인사리 황기환(51) 이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또 대피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들 걱정이 많다”고 했다. 철원군 대마리 인근에 위치한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등 안보관광지도 북한 도발 이후 이틀째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전익진·손국희·김민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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