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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빠르고 편해진 중재 제도 … 상거래 촉진할 계기

중앙일보 2015.08.21 00:06 경제 8면 지면보기
지성배
대한상사중재원장
정부는 8월 초 중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중재로 해결할 수 있는 분쟁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중재합의의 방식을 완화하며, 중재판정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재법에 의한 중재를 수행하는 대한상사중재원은 이번 개정을 계기로 중재의 편의성이 더 높아지고, 이를 통해 중재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중재’는 법원의 재판이 아닌 당사자가 선택한 중재인의 판정에 의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소송대체적 분쟁해결수단이다. 중재는 단심제를 통해 분쟁이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한다. 또 법관이 아닌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중재인에 의해 판단을 받도록 하며, 관련 국제협약에 따라 외국에서의 중재판정 집행을 용이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절차의 비공개성으로 인해 중재는 그동안 국제거래 분쟁, 건설 및 기술 분쟁, 엔터테인먼트 분쟁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이용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중재 실무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되었던 중재판정 집행의 지연과 집행 신청 시 불필요한 서류의 제출 등을 개선해 당사자의 실질적 편의를 도모했다. 이와 함께 UN 모델중재법과 각국 중재법상의 국제적인 기준을 대폭 수용하는 방향으로 법제를 정비해 중재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국제중재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개정안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중재를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중재합의’의 엄격한 서면성을 완화했다. 전자우편에 의한 의사표시 역시 유효한 중재합의로 인정될 수 있게 됐다. 또한 개정안은 중재로 해결할 수 있는 분쟁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 더욱 다양한 종류의 분쟁이 중재를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개정은 중재제도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저변을 전반적으로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중재판정은 당사자 사이에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재판정의 집행을 위해서는 다시 법원에서 집행판결을 받도록 돼 있었다. 또한, 중재판정의 집행 신청 시 불필요하고 불분명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해 ‘신속한 분쟁해결’이라는 중재의 근본이념에 반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중재판정에 기초한 집행절차를 ‘판결’이 아닌 ‘결정’에 의하도록 간소화했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최소화했다. 보다 신속하고 간편한 권리의 실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개정안은 현행 중재제도의 운영상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중재당사자에 매우 친화적인 방향을 제시해 상거래 촉진은 물론 잠재적 중재당사자인 국민의 생활 일반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50주년을 맞는 대한상사중재원도 이번 중재법 개정에 발맞추어 국내·국제중재규칙 개정, 중재인 교육·확충, 직원 역량 강화 등에 힘써 중재활성화와 중재제도 선진화에 앞장서고, 당사자가 중재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지성배 대한상사중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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