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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대 기자의 퇴근 후에] 연극 하나에 7개 체홉 단편을 담았다

중앙일보 2015.08.20 10:56
연극 '체홉의 단편은 이렇게 각색된다'



연극 `체홉의 단편은 이렇게 각색된다` 중에서 `사람 데리고 장난치지 마세요` [사진 연희단거리패]




일곱 편의 희비극이었다.



연극 ‘체홉의 단편은 이렇게 각색된다’에는 이름 그대로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의 단편작이 각색돼 담겨있었다. ‘재채기(원작 어느 관리의 죽음)’ ‘드라마’ ‘베로치카’ ‘혀를 잘못 놀린 사나이’ ‘철없는 아내’ ‘사람 데리고 장난치지 마세요(원작 우유부단)’ ‘적’이 그것이다(무대 순서). 이 작품을 연출가 네 명이 나눠 맡았다. 연출가 이윤택, 김소희, 오세혁, 정성훈이 그들이다. 다른 이야기인데도 한 연출가가 맡은 작품들은 같은 색채를 띠었다.



걱정 많은 주인공이 상급공무원에게 재채기를 해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재채기’와 능력 없는 작가 지망생과 작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에는 희극적 요소가 짙게 배어 있었다. ‘베로치카’와 ‘혀를 잘못 놀린 사나이’는 찾아온 사랑에 대한 무기력과 거만으로 그 사랑을 잃어버리고 마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극 `체홉의 단편은 이렇게 각색된다` 중에서 `적` [사진 연희단 거리패]
극은 후반부로 내달릴수록 무거운 주제의식을 보여줬다. ‘사람 데리고 장난치지 마세요’에서 강자인 ‘나’는 우월적 위치에서 약자인 ‘가정교사’를 동정이라는 눈으로 바라본다. 교육이라는 명분을 들어 그를 농락한다. 원작을 새롭게 해석해 가정교사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제의식은 날카롭고 선명했다. 다만 짧은 극 내에서 가정교사라는 인물의 성격 변화가 너무 급격했다.



마지막 이야기 ‘적’은 슬픔을 지닌 인간이 자신의 분노를 서로 위로 해야할 인간에게 분출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줬다. 인간들의 분노 표출 방향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았다. 그 속에 세태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었다. 30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문의 02-763-1268.



강남통신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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