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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얼굴 바뀌는 남자 사랑해도 될까요

중앙일보 2015.08.20 00:23 종합 23면 지면보기
이수(한효주)와 우진(유연석). 유연석은 우진을 연기한 배우들을 대표해 내레이션을 맡았다. [사진 NEW]
자고 일어나면 매번 모습이 바뀌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를 과연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게 가능할까. 오늘 개봉하는 ‘뷰티 인사이드’(백감독)는 ‘그렇다’고 말하는 영화다.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설정은 판타지다. 주인공 우진은 국적과 연령 심지어 성별까지 매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남자다. 10대부터 줄곧 이런 삶을 산 그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리 없다. 결국 그는 혼자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가구를 디자인하며 살아간다.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곤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어머니(문숙)와 친구 상백(이동휘)뿐이다. 그러던 우진은 우연히 가구 전문점에서 일하는 이수(한효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교통사고처럼 급작스레 찾아온, 평범하지 않은 사랑의 시작이다.


오늘 개봉 ‘뷰티 인사이드’
한효주·유연석 등 주연 멜로
남녀배우 21명 한 인물 연기

 예쁜 동화 같은 영화다. CF를 연상케 하는 화면부터 싱그러운 기운이 물씬한 연애의 과정, 사랑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진실한 마음이라는 메시지까지 아름답다. 공중에 붕붕 뜬 판타지로만 그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현실에 발붙이게 한 것은 감독이 인물들에게 쥐여준 고민 덕분이다. 우진은 자신에게 과연 사랑이 허락될 수 있는지, 이수는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남자를 사랑할 자신이 있는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 그 과정이 아주 촘촘하게 묘사된 건 아니지만 나름의 설득력은 갖췄다. 보다 보면 이런 사랑도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촉촉한 멜로 감성을 만끽하기에는 손색없다.



 유연석·박서준·이진욱·천우희·고아성·일본 배우 우에노 주리까지 21명의 배우들이 한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이 단연 흥미롭다. 극 중에는 단역 배우와 스태프 등이 총출동해 완성한 123명의 우진이 등장한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원작 ‘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에서 따왔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Intel)과 일본 전자제품 제조회사 도시바(Toshiba) USA가 2012년에 함께 만든 광고용 단편 영화다. 이 단편은 주인공의 얼굴이 매일 바뀐다는 설정을 이용, 인터넷 유저들이 찍은 동영상으로 일부를 채운 ‘소셜 필름’(Social Film) 형태를 표방했다. ‘뷰티 인사이드’ 역시 개봉 전 인터넷 공모전을 통해 모은 동영상을 엔드 크레딧에 썼다.



이은선 기자 haroo@joongang.co.kr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장성란 기자): 기발한 설정을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그리겠다는 포부는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다. 사랑의 다양한 감정 중 설렘만 제대로 묘사할 뿐,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은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고석희 기자): 원작 단편 영상에서 가져 온 소재만 신선하다. 좀 더 설득력 있는 전개가 필요했다. 유려한 영상과 섬세한 연출 덕에 데이트 무비로는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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