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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하고 순한 청춘들 포기하지 않는 꿈 그것이 ‘무한동력’

중앙일보 2015.08.20 00:19 종합 23면 지면보기
뮤지컬 ‘무한동력’의 박희순 연출가(왼쪽)와 원작자인 주호민 웹툰 작가. 이들은 “유쾌한 감동으로 관객들을 응원하는 작품이 될 것”을 자신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웹툰 ‘무한동력’은 착한 이야기다.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선하고 순하다. 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착하게 살아가는, 어찌보면 도덕 교과서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시시하지 않다.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인기도 많다. 2008년 야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09년 단행본으로 출간됐고, 2012년 네이버 웹툰에서 재연재될 때는 매회 1만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2013년엔 웹드라마로도 제작돼 누적 조회수 550만 건을 기록했다. ‘휴머니즘 웹툰’의 대명사로 꼽히는 ‘무한동력’이 이번엔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4일 서울 대학로 티오엠(TOM) 1관에서 개막해, 내년 1월 3일까지 공연한다. “뮤지컬로 어떻게 재해석될지 기대된다”는 원작자 주호민(34) 작가와 “원작의 감동에 재기발랄한 음악을 얹었다”는 박희순(45) 연출가를 17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원작 주호민 - 연출 박희순
주 “착함의 힘 발견했으면”
박 “나쁜 사람 없이도 재미”
괴짜 발명가와 하숙생 얘기
내달 4일부터 넉 달간 공연

 극단 ‘목화’ 출신으로 영화 ‘의뢰인’ ‘용의자’ ‘세븐데이즈’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쳐온 박희순에게 이번 작품은 연출 데뷔작이다. 이를 두고 주 작가는 “초심자의 행운을 믿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꼭 처음 간 사람이 돈을 딴다지 않냐”며 ‘흥행 예감’과 연결시켰다.



 - 웹툰이 뮤지컬 원작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호민 작가의 다른 작품 ‘신과 함께’도 지난달 뮤지컬로 공연됐다.



 “만화에선 수십 페이지에 걸쳐 설명해야 하는 정서를 노래 한 곡으로 압축시키는 매력이 뮤지컬 속에 있다. 원작자로선 2차 창작이 늘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다른 장르로의 이식을 염두에 두고 만화를 그린 적은 한 번도 없다. 영화 같은 만화가 영화가 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만화가 영화가 된다. 끝까지 만화적인 재미에 충실할 생각이다.”(주)



 “원작의 인기가 관객의 친밀감을 높이는 강점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원작에선 어떻게 했지?’를 자꾸 돌아보면 새로운 창작이 아닌 단순 재현이 되고 만다. 배우들이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남자)이기를 바라는 관객도 있지만,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 만화와는 다른 재미로 뮤지컬이란 장르의 쾌감을 느끼게 하겠다.”(박)



주호민의 웹툰 ‘무한동력’에 등장하는 무한동력기관.
 ‘무한동력’은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집에서 하숙하는 20대 청춘들의 성장기다. 취업준비생과 고시생, 비정규직 알바생 등이 무한동력기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하숙집 주인을 통해 저마다의 꿈과 희망을 찾아간다. 주 작가는 “내가 20대 때 친구들과 함께했던 고민을 담아 만든 작품”이라며 “주인공 ‘진기한’이란 이름도 친한 친구 이름 ‘지기환’을 변형시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출가는 “모든 연령대 관객들에게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동력’엔 나쁜 사람이 없다. 극적인 갈등을 고조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법도 하다.



 “처음엔 인물 캐릭터를 좀 변형시켜 보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꼬아도 결국 착한 이야기로 돌아오더라. 그래서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나쁜 사람을 집어넣지 않아도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박)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 센 캐릭터가 워낙 많아 ‘이렇게 착해도 되나’ 싶은 착한 캐릭터가 더 신선할 수도 있다. 또 관객들이 각 캐릭터 속의 ‘착함’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주)



 뮤지컬 ‘무한동력’은 넉 달 동안의 장기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를 데려다 쓰는 식의 ‘스타 캐스팅’은 하지 않았다. 뮤지컬 전문 배우 박영수·박정원·김태한 등과 함께 신예 이상이·이한밀 등이 캐스팅됐다. 박 연출가는 “공연을 보러 다니며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강력한 샛별들을 골라 뽑았다”며 “연기력·가창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어서 곧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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