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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아이들 교육 기회 차버린 전북교육감

중앙일보 2015.08.19 00:07 종합 29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장대석
사회부문 기자
광역 시·도 가운데 딱 한 곳, 전라북도만 또 거부했다. 삼성사회봉사단이 방학 때마다 마련하는 ‘삼성 드림클래스 여름방학 캠프(이하 드림 캠프)’를 놓고 말이다.



 앞뒤는 이렇다. 삼성사회봉사단은 2012년부터 지역별로 드림 캠프를 열었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중학생들을 방학 기간에 모아 대학생들이 일종의 과외 지도를 하는 캠프다. 가정 형편상 학원에 갈 수 없거나, 아예 학원이 없는 외딴 지역 학생들이 대상이다. 국가유공자나 군인·소방관 자녀도 포함된다. 방학 때면 시·도마다 100여 명씩, 중학생 1800여 명이 지역 대학 캠퍼스 등에 모여 3주간 대학생들에게서 영어·수학을 배웠다. 이들을 가르치는 대학생들은 장학금으로 250만원씩 받았다.



 캠프는 이번 여름방학에도 열렸다.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였다. 이를 앞두고 삼성봉사단은 여느 때처럼 시·도 교육청에 학생 모집을 부탁했다. 하지만 유독 전북교육청만 손사래를 쳤다. 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두 번째 거절이었다. 결국 전북 지역은 보훈처 등에 모집을 의뢰한 국가유공자와 소방관 등의 자녀 38명만 캠프에 참여했다.



 전북도교육청이 댄 거부 이유는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의 교육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상위권 학생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게 거부의 이유가 되는지는 의문이다. 캠프 대상은 ‘사교육을 받지 못하지만 학습에 대한 열의가 있는 학생’이다. 그래서 ‘상위권’이란 조건을 붙였다고 한다. 그걸 굳이 거절해야 했을까. 캠프는 받아들이고, 상위권이 아닌 학생에 대한 대책을 교육청이 따로 마련하면 될 일 아닐까.



 김 교육감이 다른 이유를 말한 적도 있다. 겨울방학 때인 올 초에 처음 캠프 모집을 거부했을 때였다. 도의회가 김 교육감에게 이유를 물었다. 답은 이랬다. “방학 캠프를 포함한 삼성의 드림 클래스 사업은 삼성의 기업 이미지를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려는 목적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일절 거부해야 한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어떤 기업이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하든 보기에 따라 ‘기업 이미지를 주입하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서다. 당시 김 교육감의 답을 들은 한 도의원은 “교육감의 고집 때문에 벽지 학생들이 엉뚱한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이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고집하는 뒷면에서 사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김상선(45·전북 무주군)씨는 이렇게 말했다. “학원이 없는 벽지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밥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교육감님, 그걸 꼭 걷어차셔야만 했나요.”



장대석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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