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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중년의 위기’ 한국경제, 기업활력법 급하다

중앙일보 2015.08.18 00:06 경제 8면 지면보기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미국의 경제학자 찰스 P. 킨들버거에 따르면 한 나라의 경제도 사람의 일생처럼 ‘주기적 특징’이 있다고 한다. 킨들버거는 지난 1500년부터 1900년까지 세계 경제를 주름잡았던 영국·독일·미국 등을 분석한 결과, 성장을 거듭하던 청년기에는 자신을 독특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쇠퇴기에 접어들면서는 이전에 누렸던 황금기를 향수 어린 눈으로 뒤돌아보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킨들버거의 주장을 곱씹어보는 이유는 작금의 한국경제 상황 때문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한강의 기적 등 한때 자부심으로 여겼던 예외주의에 대한 확신은 점점 줄어들고, 1980~90년대 누렸던 고성장기를 그리워하고 있다. 성장동력은 약화되는데다 자부심이었던 제조업도 중국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경제가 짧은 청년기를 거쳐 ‘중년의 위기(midlife crisis)’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든다.



 실제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은 갈수록 약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08~2013년 3.7%에서 2014~2030년 2.9%로 하락하고 2031~2060년에는 OECD 평균인 1.8%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쟁력위원회가 발표한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2010년 세계 3위에서 2016년 6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9일 국회에서 발의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인 이른바 ‘원샷법’은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리는 특단의 조치가 될 수 있다.



 이미 이웃나라 일본은 ‘기업 활력법’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일본은 경기침체 극복과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1999년부터 ‘산업활력법’을 제정한 뒤 지금까지 총 628건의 사업재편을 지원하며 생산성 향상과 고용 증가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 활력제고법이 가져올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먼저 기대되는 효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장수 기업’의 탄생이다. 기업 평균수명이 15년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듀폰·GM·P&G 등이 100년 넘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끊임없는 사업 재편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99~2008년에 포춘 500대 기업순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500대 기업에 계속 이름을 올린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인수합병(M&A) 활용도가 3배 이상 높았다.



 원샷법 도입은 중소기업이 함께 대기업 사업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뒷받침하지 못했던 법과 제도에 대해 기업제안 방식의 규제개선 조치를 취하게 함으로써 활발한 기업활동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기하면 의미가 없다. 중년의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가 다시금 일어서기 위해서는 기업활력제고법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업활력제고법을 조속히 제정해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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