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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이산가족 명단 연내 교환 제안 … 도발엔 단호 대응 천명

중앙선데이 2015.08.15 23:49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평화통일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북한에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담화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지만 사죄와 반성이라는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앞으로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목표와 관련,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클럽’ 국가가 될 것”이라며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의지를 밝혔다. 공공·노동·금융·교육 개혁 등 ‘4대 개혁’을 바탕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성장엔진의 두 축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광복 70주년] 박근혜 대통령 경축사 무얼 담았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완성시켜야”
박 대통령은 광복 후 70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뤄 낸 성과를 평가하는 데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계승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 왔고, 국가경제와 국민경제의 항구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그 구체적인 성과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진행했던 제철소·조선소 설립과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례를 차례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 비전으로 인구 5000만 이상의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5030클럽’ 국가를 언급하면서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최초의 나라가 됐다”며 “그 불굴의 의지로 창조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써 온 우리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개 광역시·도에 구축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2017년 구축 예정인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성장엔진의 두 축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이 성장엔진에 동력을 제공할 혁신의 토대로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투자 유치 성과를 강조하면서 “지역의 혁신 주체와 기관들이 협력해 우수한 지역 인재들과 특화산업을 키워 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융성과 관련해선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산업과 문화를 융합해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해 문화와 아이디어, 기술을 융·복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4대 개혁을 언급하고 “반드시 이 4대 개혁을 완수해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동질성 회복 위한 교류 제안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대해선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대북 유화책에도 많은 비중을 뒀다. 특히 “1972년 남북한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 향상과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이라며 연내에 남북 간 이산가족 명단을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사업 구상도 재차 밝히는 한편 남북 간 보건의료와 안전협력체계 구축,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 차원의 문화·체육 교류 등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면 희망과 기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통일시대의 문을 열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 ‘100년의 기적’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일본엔 “역대 내각 역사인식 계승해야”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동북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한다”며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해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집권 1·2년차 경축사 내용 반복 많아
이번 경축사를 박 대통령 취임 이후인 광복 68주년과 69주년 경축사와 비교해 보면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대북 관계의 경우 취임 첫해인 광복 68주년(2013년)에는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조됐다. 이는 지난해에 환경·민생인프라·문화 등 3대 분야 협력 제안으로 구체화됐으며, 올해엔 대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 등의 실질적인 사업으로 제시된 것이 특징이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일방적인 협력 제안은 실효성이 없다” 며 “북한에 대해 더 포괄적인 의미가 담긴 메시지를 내놨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일 관계에 대해서는 이전과 달리 유연해진 입장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 대해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2013년),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지혜와 결단을 기대한다’(2014년)로 이어졌던 박 대통령의 입장은 올해엔 “앞으로 일관되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과거사 책임 추궁에서 미래에의 가능성 쪽으로 방점이 옮겨 가는 모습이다.
다만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이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2013년이나 ‘위안부 문제가 올바르게 해결돼야 한·일 관계가 건실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2014년의 표현에 비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하게 해결하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상회담 개최 등과 같이 광복 70주년에 걸맞은 새로운 제안이 없는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국내 문제에 대해서도 70주년 경축사는 지난 1·2년차에 비해 미래 청사진보다는 과거의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 68주년에는 취임 첫해인 만큼 경제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를 밝혔다. 4·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69주년에는 ‘국가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는 ‘5030클럽 국가’ 비전으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정책보다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라는 기존의 정책 기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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