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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테랑' 류승완 감독 "유아인 섭외는 진리"

온라인 중앙일보 2015.08.15 09:16




류승완(42) 감독이 여름 극장가에 딱 어울리는 통쾌하고 짜릿한 영화 '베테랑'으로 흥행 질주 중이다. 개봉 9일째인 13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를 쫓는 베테랑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물. 큰 기둥 줄거리는 심플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사이사이를 채우는 세부사항들이 영화를 세련되고 흥미진진하게 완성한다. 각 배우들의 입에 착 감기는 대사와 쫀듯한 구성이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다. 쫓고 쫓기는 인물간의 관계에선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준다.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장면에선 특정 인물이나 기업이 떠오를 정도로 리얼하다. 그래서 더 짜릿하다. 전작 '베를린'에서 다소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엔 류승완 감독이 가장 잘 하는 이야기와 장르를 풀어냈다. 자신 있는 스토리를 직접 쓰고 연출한 만큼 영화의 완성도는 더 높다. 그 결과 '베테랑'은 9월 10∼20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제4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류승완 감독에게 '이유있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번 작품에 자신 있어 보인다.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아는 세계라서 '베를린' 때와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아는 세계를 다룰 때 편하다. 유머나 농담도 서로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 알고 있을 때 통하지 않나. 장르도 '베를린' 때보다 편하다. 익숙한 것을 다룰 때 확실히 좀 더 편한 것 같다. 하지만 편하다고 해서 쉬운 건 아니다. 좀 더 편하다는 의미니깐. 이번 작업 역시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당연히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은 몇 차례 수정이 있었나.



"초고를 먼저 쓰고 그 이후로 7~8번은 더 고쳤다. 뭔가 안 풀리는 부분이 있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은 서울 근교 별장에서 환각파티를 벌이는 것이었는데 명동 한복판으로 바뀌었다. 정웅인 선배의 캐릭터 설정도 변한 게 있다."







-유아인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다.



"사실 모든 배우들의 선이 살아있다. 그 중 조태오 캐릭터로 유아인을 섭외한 건 진리였다. 피사체로 봤을 때 유아인은 이목구비가 좋으니깐 부연설명이 필요없고, 연기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컨디션 조절도 굉장히 잘하는 친구더라. 청주에서 촬영한 적이 있었다. 보통 지방 촬영을 하면 배우들이 피곤하니깐 그 지역 숙소에서 머무는데 유아인은 꼭 잠은 집에서 잤다. 그 거리를 왔다갔다 하면서도 집에서 자고 자신만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편한 상태에서 수면을 하고 준비를 하면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 만의 방식이었던 것 같다. 지방 촬영이 끝난 후 근처 아무 숙소에서나 퍼질러 자고 맥주 한 잔 하고 싶을텐데 그 페이스를 조절하는 게 대단하고 멋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유혹을 끊어내고 조태오의 각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된다. 명석함과 과감함이 있는 배우다. '베테랑' 다음이 '사도세자'다. 작품 선택하는 걸 보면 놀랍다."







-황정민과는 어땠나.



"서도철 형사는 황정민이었기에 더 특별했다. 그 능청스러운 연기를 어떻게 하면 좋나. 진짜 대박이지 않나. 정말 설명이 필요없는 믿을 수 있는 배우다."







-장윤주가 '베테랑'으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섭외한 이유는.



"미스봉 역이 중요했다. 캐스팅 보드판에 미스봉 역에 장윤주를 붙였는데 뭔가 느낌이 왔다. 영화의 신선도가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영화연출을 전공해서 그런지 오디션 때 대사 해석력이 남달랐다. 오디션에 함께한 황정민 선배와 대사를 잘 주고받는 여배우는 많았지만 그 배우들이 다 배우 그 자체로 보였지 미스봉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장윤주는 달랐다. 기존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과는 달랐고, 기능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과는 달라 신선함이 있었다. 톱 모델인데 영화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웠다."







-이번 영화에서 한 명의 캐릭터도 안 죽는다. 액션물에서 보기 드문 경우다.



"개를 죽이긴 하는데 사람은 안 죽는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처럼 쉽게 막 죽는 장면을 써내려가게 되지 않는다. 사적 복수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고, 정당한 법치국가에서 정당한 심판을 받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







-손익분기점이 280만이다. 영화의 퀄리티를 봤을 땐 제작비가 더 들었을 것 같은데 의외였다.



"싸게 잘 찍는다.(웃음) 프로듀서들과 스태프들이 손발을 잘 맞춰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쿵짝이 잘 맞는 팀이었다. 돈을 수 억쓰고도 '도대체 그 돈은 마음으로 간거야? 어디간거야?'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연출부부터 미술부까지 허투루 돈을 쓰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 재벌인 조태오의 집이 안나온다. 조태오의 집을 찍고 싶었는데 그러면 돈이 많이 들어서 포기했다.(웃음)"







-'협녀, 칼의 기억'·'암살' 등 대작과 대결한다. 이길 수 있을까.



"다 잘됐으면 좋겠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 한국 영화가 위기다. 특히 올 상반기에 갖는 피로감이나 업계 자체의 위기감이 꽤 크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게 아니라 세대의 변화에서 오는 위기라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오는 영화 한 편 한 편이 중요한다. 오랜만에 나오는 무협 '협녀, 칼의 기억'이나 대작 '암살'이 다 잘 돼야 다음에 같은 장르를 하는 영화에 또 다시 기회가 온다. 산업적인 측면을 봤을 때 다 흥행해야된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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