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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구글 뛰쳐나와 망했다, 그래서 성공했다

중앙일보 2015.08.15 00:12 종합 25면 지면보기
구글을 그만두고 창업을 선택한 서승환씨. 현재는 고대디의 프로덕트 매니저다. [사진 RHK]


나는 다만 재미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서승환 지음, RHK

310쪽, 1만4000원




3개월간 10번의 인터뷰 끝에 취직한 ‘꿈의 직장’ 구글. 25살의 젊은 나이와 고액 연봉. 세상은 그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2년 뒤 그는 구글을 박차고 나왔다. ‘5년이나 10년 뒤 어떤 선택이 덜 후회될까’라는 질문과 함께다. 물론 이후 그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구글을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였다.



 제목대로다. 남들이 정한 길을 가는 대신, 자신의 열정을 좇은 청년의 이야기다. 부제는 ‘구글, 스타트업, 그리고 인수합병까지.’ 청년창업기이자 청년창업가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이다.



 1983년생인 지은이는 12살 때 뉴질랜드 이민을 가 오클랜드대를 졸업했다. 27살에 뛰어든 실리콘밸리 창업기는 녹록치 않았다. 아이폰 용 캘린더 앱 카나리(Canary)를 내놓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앱은 2013년 경제전문지 INC의 ‘베스트 5대 앱’에 뽑혔고, 앱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최대 도메인 제공업체인 고대디(Godaddy)와의 인수 합병에 성공했다. 지금 그는 고대디의 샌프란스시코 사무실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며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책의 강점은 경험의 진솔함에 있다. 스타트업 성공담이라 하기엔 소박한 성공이고 경험의 폭도 제한적이지만, 또 얼핏 평범한 얘기들이지만 자기 체험을 토대로 해 구체성을 띤다(창업가의 최대 고민인 ‘돈’ 문제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는 것은 아쉽다). 책은 ‘아이디어는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보통 창업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지만, 정작 성공은 특별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뛰어난 감각과 실력으로 실행하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가 여럿 존재하는 가운데 출시됐고, 구글 역시 유수한 검색엔진들이 포털로 탈바꿈하던 시기 등장했다.



 그 자신이 실패를 모르는 우등생으로 살아왔지만, 스타트업에는 실패가 불가피했다. 스스로를 ‘실패하면 안 되는 사람’ 대신 ‘결과를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재정의하고 실패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스타트업에게는 투자자와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30초~1분 내외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피치(pitch)’가 필요한데, 30초도 길다며 ‘6초 피치’를 강조한다.



 결론은 하나다. 20억번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는 2003년 창업한 핀란드 로비오사의 52번째 게임이었다. 6년간 51번의 실패를 견뎠단 얘기다. 적어도 10년을 버틸 수 있는 열정을 주문한다.



양성희 기자 shy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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