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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적반하장 응징하는 건 확고한 안보태세뿐

중앙일보 2015.08.15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이 어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예상했 지만 한국민과 온 인류의 공분을 또 한번 자아내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특히 “우리 군대가 필요하면 막강한 화력 수단을 이용하지 3발의 지뢰 따위나 주물러댔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증거로 “동영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은 “북한군의 침투 동영상은 없다”는 국방부 발표를 역이용한 교활한 수법이다.



 이미 이번 사건은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의 특별조사반까지 직접 현장을 조사해 북한군 소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지난해 북한 무인기 추락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려는 남한의 모략극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생전에 “아웅산 폭발 사건 직후 대책회의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는 김일성 질문에 김정일이 ‘발뺌하면 그만’이라고 말했고 이후 그것이 북한의 전략이 됐다”고 증언했다. 이번 부인 역시 김정은이 제1위원장인 국방위 담화 형식으로 나온 만큼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전형적 수법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방부만 다시 한번 딱하게 됐다. 북한제 목함지뢰에 사용되는 스프링과 목함 파편 등 증거가 있지만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을 찍은 폐쇄회로TV(CCTV) 화면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억지 주장을 막을 결정적 증거가 없는 까닭이다. 북한군이 언제 군사분계선 통문 남쪽까지 와서 지뢰를 매설하고 돌아갔는지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경계태세에 실패한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부인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북한의 부인으로 우리 사회에 또다시 음모론이 횡행하고 남남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런 경고는 자칫 공허할 수 있다. 말보다는 안보 컨트롤타워를 재정립해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추고 경계태세를 확고히 해 북한이 도발과 적반하장식 발뺌을 되풀이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것이 곧 단호한 대응이고 혹독한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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