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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있는 콘텐트로 멀티 유즈(Multi Use) 바람

온라인 중앙일보 2015.08.15 00:01
[포브스 코리아]고사 업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교육업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모바일 등 온라인과의 결합, 이업종으로의 사업다각화, 글로벌 진출 등이다. 창업주 밑에서 기초체력을 다진 2·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한 우물 파던 시대는 갔다… 교육업계는 창의적 변신 중





교육업계는 제약업계와 함께 ‘보수적인 시장’으로 불린다. ‘업력(業歷)’이 길어 3세 경영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할아버지뻘’ 창업주들이 건재해 전면에 나서기를 꺼린다. ‘오너 리스크’도 대외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교육업 특성상 오너 일가의 잘못으로 학부모들의 신뢰를 잃게 되면 이는 기업의 존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 주역은 2·3세들이다. 대부분 30~40대의 이들은 학원이나 출판사 등 오프라인 교육사업에 전념해 온 창업자와 달리 모바일 등 온라인을 활용해 콘텐트 유통 구조를 확대하고, 호텔·항공·식품·렌털 등 새로운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 출판업계는 고사돼가는 업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젊은 경영진들이 혁신과 도전으로 시장 판도를 확 바꿔놓고 있다”며 “예전엔 오랜 기간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임원으로서 바로 경영을 시작하는 오너 2세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창고지기부터 시작한 실무 파악형이 더 많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업계 2·3세들이 일으키는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과의 결합이다. 자사 콘텐트를 활용한 인터넷 강의뿐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됨에 따라 교육용 어플리케이션 사업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쇼핑 공략도 활발하다. 영유아 도서부터 학습지, 성인, 어학 등 교육상품들이 TV홈쇼핑, 소셜커머스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라서며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불황 타개 방안으로 기존 서점, 지사 등에서 TV, 온라인으로 판매·유통 채널을 넓힌 것이 소비자 니즈와 맞아 떨어졌다.



온라인 진출, M&A로 콘텐트 강화



부산에서 열린 영재영어교육박람회를 찾은 어린이들이 게임하며 영어를 배우는 배틀러닝 시스템을 해보고 있다.




30~40대 세대에게 영어교육 카세트테이프로 친근한 JC정철(옛 정철영어)은 정철 사이버어학원을 통해 온라인어학교육의 선두주자로 자리했다. 현재 정철 이사장의 아들인 정학영 대표가 이끌고 있다. 영국 런던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2011년 창업자인 정철 전 대표가 이사장 겸 콘텐트연구소장으로 물러나면서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온라인사업을 맡아 어학 관련 사이트 중 접속자 수 1위(랭키닷컴 기준)로 올려놓았고, 정철TV를 개국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도 학원운영, 신사업개발, CEO 특강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의 아들인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도 온라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교 시절 정보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정보특기자로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게임업체인 넥슨과 NHN에서 게임 개발과 마케팅, 기획 등을 맡다가 2008년 삼성출판사의 신사업 담당으로 합류했다. 디지털과 모바일 세상에서 아날로그 출판업으로 들어온 것이다. 2010년 삼성출판사 자회사인 스마트스터디를 설립했다. 그가 개발한 교육 앱 핑크퐁은 구글과 애플을 통해 전 세계 97개국에서 교육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15쪽 기사 참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수험생 숫자가 줄고 교육부의 EBS 수능 연계가 시작된 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학원가는 최근 이합집산이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1월 입시전문기업 하늘교육의 종로학원 인수다. 1965년에 설립된 종로학원은 창업자인 정경진 회장이 지분일체를 장남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에게 물려준 바 있으며 한 때 정 사장이 대표를 맡은 적도 있다. 하늘교육은 초·중 대상으로 하늘교육 영재교육원 162개 학원, 학습지 형태로 하늘교육 에듀올 101개 지점, 하늘교육 브랜드의 5개 직영 대입재수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로 목동, 서초, 강남에서 학원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이 합병은 정 사장과 20년지기인 서진원 하늘교육 대표가 주도했다. 서 대표는 서진근 중앙학원 회장 아들이다. 단국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한 그는 대입학원인 중앙학원과 달리 특목고와 영재교육 전문학원으로 성공을 거뒀다. 1999년 수학전문학원 하늘교육을 설립한 후 2007년 유아와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문 교육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엔 부친이 경영하던 중앙학원을 흡수 통합했다. 종로학원 인수 당시 서진원 대표는 “앞으로 해외 대학 분석 등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BM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역 모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팝그린호텔을 520억원에 매입했는데, 리모델링 후 학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YBM은 민선식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영어교육 시장의 개척자로 불리는 민영빈 YBM 창업주의 아들이다. YBM은 민영빈 회장의 영문 이니셜이다. 1991년 취임한 민 대표는 주니어 영어전문학원, 영어유치원, 외국인학교 등을 만들어 영어 조기교육 시장을 개척했다. 부동산 임대업도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 2013년 YBM홀딩스의 전체 매출액 2042억원 중 241억원이 임대수입이었다.



아예 교육시장 밖으로 진출하는 2·3세도 많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주 종목을 넘어서 항공, 에너지, 호텔, 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 분야 만으로는 기업이 성장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교육 기업들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면서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저출산의 영향으로 이젠 교육사업 하나만으로는 기업을 경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기·에너지·호텔 등 사업다각화



대표적인 인물이 나춘호 예림당 회장의 장남 나성훈 대표다. 예림당은 스테디셀러 ‘Why? 시리즈’로 유명한 아동출판전문기업. ‘Why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이 6400만부를 넘어섰으며, 중동과 미국 등 각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단국대 무역학과를 나와 1996년 예림당에 입사한 나 대표는 2005년 취임 후 ‘Why? 시리즈’에 필적할 만한 책을 내놓으려했지만 쉽지 않자 이종 산업에 눈을 돌렸다. 2012년 코스닥 상장사 아인스의 최대주주로 참여해 게임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2013년에는 저가항공사 티웨이항공을 인수했다. 한평생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한다는 ‘1業1生’을 금과옥조처럼 여긴 부친과는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2013년 인수한 저비용항공사 티웨이항공은 예림당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됐다. 나 대표는 티웨이항공을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시켰고, 지난해엔 2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그 사이 2배 늘었다. 덕분에 정체됐던 예림당 매출은 2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했다. 보유 항공기도 인수 당시 5대에서 10대로 늘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인수설이 나돌 때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강했는데 이제 교육출판업계 모두가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미래엔(옛 대한교과서)은 교과서 시장의 최강자로 꼽힌다. ‘한국 교과서의 대부’로 통하는 고 김광수 미래엔 명예회장의 손자인 김영진 대표는 2002년 회사 합류 후 교과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유아부터 성인 대상 출판물과 참고서, 인쇄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2007년에는 유치원 운영업체‘에듀케어’를 인수해 유아시설 교육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미래엔은 에너지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전북도시가스와 서해도시가스는 김광수 명예회장이 설립했고, 미래엔인천에너지는 지난 2011년 김 대표가 직접 나서 LH공사로부터 인천논현 에너지사업을 인수해 설립했다. 보스턴대학에서 파이낸스와 매니지먼트를 전공하고 미래에셋에서 M&A,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등을 맡았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사업 진출은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한 것”이라며 “시대 흐름에 맞춰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엔의 연 매출은 1조원이 넘는다.



웅진, 교원, 대교 등 교육업계 대기업도 변화의 움직임이 한창이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이 정체되거나 퇴보 상태여서 기업의 사활을 걸고 신사업을 모색 중이다. 웅진은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지난해 2월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했고, 윤석금 회장도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옛 영광’을 되찾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선 윤 회장의 두 아들 윤형덕 웅진씽크빅 신사업추진 실장과 윤새봄 웅진홀딩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전면에 섰다.



미국 워싱턴대를 나와 2008년 웅진코웨이에 대리로 입사한 윤 실장은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이 윤 회장을 많이 닯았다는 평가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을 나온 윤새봄 책임자는 2009년 6월 웅진씽크빅 기획팀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업성과는 대외적으로 드러난 바가 아직은 없다. 재무정상화를 위해 그룹의 캐시카우였던 코웨이, 웅진식품 등을 판 웅진은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가 그룹의 재기 발판을 마련해줄 주력회사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처한 상황은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웅진·교원·대교 신사업 고민 깊어져



교원그룹의 2세들도 교육과 호텔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1년 교원그룹에 입사한 장평순 회장의 아들 장동하 과장은 전략기획팀에서 빨간펜과 전집사업을 맡고 있다. 국민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그는 대한생명에 입사해 부친 장 회장처럼 영업 업무부터 익혔다. 이후 컨설팅 회사인 갈렙앤컴퍼니에 잠시 몸담은 뒤 2012년 교원그룹에 합류했다. 직급은 낮지만 이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는 후문이다. 2012년 초 호텔 사업 부문 차장으로 합류한 딸 장선하 부장 역시 남편 최성재 부장과 함께 호텔 사업부의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장 부장은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근무했다. 교원그룹은 ‘더 스위트 호텔’ 체인을 운영 중으로 제주, 남원 등지에 4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3년 연속 역성장의 위기를 겪은 대교도 2세 경영인들이 신사업 발굴에 한창이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해외교육사업 목적으로 1991년 미국 현지법인인 대교아메리카를 설립한 이후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진출해 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현재 해외사업은 강영중 회장의 장남인 강호준 대교 해외사업전략실장, 차남인 강호철 대교아메리카 본부장의 손에 달려 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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