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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이 샅바 잡아본 적 없는 씨름 상대”

중앙일보 2015.08.13 01:15 종합 13면 지면보기
세미나에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핵심 변수인 미·중 관계를 어떻게 볼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평화 오디세이 2015] 8시간 끝장토론
미·중 관계 놓고 엇갈린 시각
“서로 절대 용인 못해 긴장 높아질 것”
“실용적 기질 공유 … 충돌 우려 적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은 한 번도 샅바를 잡아보지 못한 씨름 상대를 만난 격”이라고 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에서 각각 싸워 이긴 독일·소련과 달리 중국은 인구·자원이 엄청나고 사회주의와 시장경제가 혼합된 전혀 새로운 상대여서 미국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 전 장관은 “미국은 중국을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상태라 긴장 고조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미·중 갈등 자체보다 일본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더 커져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태식 전 주미대사도 “미·중 관계의 본질은 패권 경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두 나라는 65년 전 한국전쟁에서 이미 패권 경쟁을 치렀지만 당시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지금 후반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미국이 아시아로 회귀한 이유도 범세계적 갈등 전선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국방부와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런 논리를 주도해 갈등이 더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사는 “미·중 갈등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니 한국은 이를 상수로 보고 그 속에서 독자적 공간을 갖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중국은 내부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또 미국은 동맹국이 71개국에 달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 한 개 국가에 불과하다”며 양국이 직접 충돌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홍구 전 총리도 “미국과 중국은 실용주의와 상업적 기질을 공유하고 영토 확장을 꾀하지 않는 등 공통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태평양에서 기동 가능한 해군력을 가지려면 30~50년은 걸릴 것”이라며 “중국 지도층도 이를 잘 알아 미국과 충돌할 우려는 많지 않다”고 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보듯 중국이 공산당 일당 체제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무역 대국인 중국이 왜 해양을 봉쇄하고 미국과 충돌하려 하겠느냐”며 “미·중이 세력균형 관점에서 패권 다툼을 벌인다는 주장은 픽션”이라고 주장했다.



◆ 특별취재팀=강찬호 논설위원, 이영종·고수석 기자,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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