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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종교 이유 군 입대 거부’ 하루새 정반대 판결

중앙일보 2015.08.13 00:59 종합 16면 지면보기
병역 의무를 거부한 이유는 똑같았다. 종교 때문이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누구는 유죄였고, 누구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판사에 따라 그렇게 판결이 엇갈렸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 징역형
같은 혐의 한 명 하루 전엔 무죄
판사마다 달라 … 대법원선 유죄

 광주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종채)는 12일 여호와의 증인 신도 정모(22)씨 등 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정씨 등은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입영 거부가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는 병역법 88조에 따른 판결이다. 정씨 등은 1심에서도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하루 전엔 전혀 다른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최모(2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헌법적 가치인 국방의 의무만을 온전하게 확보하면서 양심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법률 해석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종교적 이유에 따른 병역 거부에 대해서는 2004년 5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첫 무죄 판결이 나왔다. 그 뒤 판사에 따라 간간이 무죄 선고가 이뤄졌으나 대체로 유죄가 많았다. 강성두 변호사는 “판사마다 판결이 달라 국민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대법원은 종교적 이유에 따른 군 입대 거부를 유죄라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종교상 이유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 거부와 관련, 지금까지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 병역법 88조가 위헌인지를 가리고 있다.



광주=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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