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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도발,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대장 복귀작?

중앙일보 2015.08.12 02:21 종합 3면 지면보기
북한군에서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김영철(69·사진) 정찰총국장이 최근 대장으로 복귀한 직후 파주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등 넉 달 만에 … 대남공작 총괄
천안함·소니 해킹 배후로도 지목
“정무적 감각 뛰어나고 용의주도”
2006년 한민구와 장성급회담도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방영하기 시작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현지지도 기록영화에서 김 총국장의 군복 견장에 별 네 개(대장)가 달려 있었다고 정부 관계자가 11일 밝혔다. 김 총국장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지난해 미국 소니사 해킹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다. 지난 4일 발생한 DMZ 목함지뢰 사건은 그가 대장으로 복귀한 후 첫 대남 도발로 기록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김 총국장이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고 밝혔으나 불과 넉 달 만에 다시 대장으로 진급했다. 그는 2012년 대장 첫 진급 이후 대장→중장→대장→상장을 오가며 부침을 겪었다. 조선중앙TV 기록영화 속에서 김 총국장은 중절모를 쓰고 앉아 있는 김 위원장 뒤에 서서 환히 웃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군은 지뢰 폭발사건 이후 중부전선의 북한 2군단과 평양 간의 교신 여부를 주시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증거는 잡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총국장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100% 특정할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사건의 성격으로 볼 때 전방 부대만의 돌발 소행이 아니라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군 책임자인 그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국장을 2006년 3, 4차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만났던 예비역 준장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11일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고 용의주도한 인물”이라고 기억했다. 당시 회담에서 문 센터장과 함께 남측 수석대표로 회담 테이블에 앉았던 이가 한민구 현 국방장관이다. 문 센터장은 “당시 김 총국장은 한 장관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거나 협박을 하다가도 안면을 싹 바꿔 ‘내가 이번에 이걸 성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서 큰일난다. 좀 도와 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다”며 “목함지뢰 사건을 들은 순간 ‘김영철’ 세 글자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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