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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듀스’ 멤버 고 김성재 20주기 맞는 엄마 육영애씨

중앙일보 2015.08.12 00:02 강남통신 6면 지면보기
90년대 가수들 귀환 반가운데 아들 생각에 맘이 아파요



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제일 신나서 무대에서 마음껏 뛰어놀 성재가 없으니까 속상하죠. 그래서 잘 안 봐요. 무대 위 가수들의 즐거운 얼굴들 보면 성재 생각이 나고 또 슬퍼지니까요.”



 올 초 MBC TV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방송 이후 지누션·터보 등 1990년대 활동했던 스타들이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30~40대는 10~20대 시절을 함께한 가수들을 보며 그 시절 추억에 잠겨 즐거워했다.



 그러나 아들 생각에 차마 TV를 볼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육영애(70)씨다. 93년 댄스그룹 듀스(DEUX)로 데뷔한 고 김성재(1972~95년)가 그의 아들이다. 김성재는 첫 솔로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날인 95년 11월 20일 숙소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사인을 밝히지 못해 지금까지 의문사로 남았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이유조차 명확히 밝혀내지 못한 엄마와 동생 성욱씨의 상처는 컸다.



 “성재가 떠나고 10년은 그냥 살았어요. 시간이 가니 하루가 지나고 그렇게 멍하게요. 그런데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이 지나니 정신이 들더라고요. 성욱이한테도 제대로 된 엄마 노릇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성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죠. 그즈음 연예인 자살이 잇따랐는데 그때마다 기사에 성재 이름이 같이 올라오길래 언론사에 전화하고 그래도 안 되면 언론중재위원회를 찾아가 자살이 아니라고 정정했어요.”



 아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엄마는 자신을 다독이며 더 강해졌다. 무엇이든 배우고 일했다. 시니어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봉사 활동을 하고 배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바쁘게 살지만 문득문득 아들 생각이 난다.



 “하늘에 성재가 있잖아요. 그래서 성재가 보고 싶을 땐 하늘을 봐요. 성재가 한강을 좋아했거든요. 한강 지날 때면 생각이 나죠. ‘우리나라는 한강이 있어 잘될 거야’라고 했던 말도 떠오르고요.”



 요즘은 김성재를 빼닮은 다섯 살 손녀(차남 성욱씨 딸)가 육씨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손녀가 성재랑 많이 닮았어요. 다정하고 애교가 많아요. 종알종알 떠드는 거 보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성욱이도 어느 날 딸이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행복을 되찾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손녀가 더 고맙죠.” 올해는 김성재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되는 해다. 11월 20일인 20주기를 앞두고 올여름 육씨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과의 추억, 아들이 떠나고 난 후의 삶을 엮어 전자책으로 낼 계획이다. 또 듀스와 김성재를 알리고 싶어 지난달부터 수원 집에서 역삼동까지 1시간 거리를 달려와 SNS 관련 수업을 듣고 있다.



 “SNS로 성재가 활동하던 당시 영상을 올려 보여주고 싶어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남은 제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죠.”



만난 사람=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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