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리스 구제금융 타결, 내년 재정 흑자 조건 3년간 860억 유로 지원

중앙일보 2015.08.12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11조6100억원) 규모인 그리스 3차 구제금융안이 사실상 타결됐다.


23시간 협상 … “정치적 합의 남아”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오전 “사전 조치와 관련해 미미한 세부사항만 남아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그리스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채권단은 10일 오후부터 아테네 시내의 호텔에서 23시간에 걸친 밤샘 협상을 했다. 그리스의 한 관료도 “마침내 흰 연기”라고 했다. 교황이 결정되면 흰 연기를 피어올리는 바티칸 전통을 염두에 둔 비유다.



 EU 집행위의 아니카 브레이드타르트 대변인도 오후 “기술적으론 합의에 도달했다”며 “정치적 합의가 남았는데 이를 위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 중 가장 강성 목소리를 냈던 독일의 예스 스판 재무차관도 “몇 달 전과 달리 그리스 정부가 적극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측은 국채 이자 지급을 제외한 재정수지인 기초재정수지 목표에 합의했다.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구제금융이 끝나는 2018년엔 국내총생산(GDP)의 3.5%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대신 올해는 기초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GDP의 0.25%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자본통제 조치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한 탓에 유예기간을 둔 셈이다. 당초 목표는 3% 흑자였다. 내년 흑자 규모는 GDP의 0.5%, 후년은 1.75% 수준으로 책정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기 전에 이행해야하는 ‘사전 조치’들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그리스의 일간 카티메리니는 “모두 35건”이라며 ▶선박의 톤수와 운항 일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선박 표준 이익을 토대로 법인세를 내도록 한 해운업체의 톤세제를 개정하고 ▶일반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하며 ▶사회복지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또 ▶금융범죄조사단 기능 강화 ▶은퇴 연령 상향 조정 ▶도서지역 세제 혜택의 단계적 폐지 ▶농가 유류 지원금 철폐 등도 담았다.



 그리스 국가자산 500억 유로를 민영화하게 될 국부펀드에 대해선 한두 가지 쟁점이 남았다고 한다. 다만 에너지 시장 전체를 민영화하는데 양측이 동의했다.



 그리스 의회는 이번 주 중 협상안을 비준하고 사전 조치 관련 법률 개정안도 처리해야 한다. 현재로선 12일 또는 13일 중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이후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에서 추인하고 독일 등 유로존 회원국 의회의 승인 절차도 마무리돼야 한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