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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자동차도 해킹당하는 시대

중앙일보 2015.08.11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신박제
NXP반도체 대표이사 회장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사물과 사물 등 거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렇게 연결된 세상에서 우리 삶은 더욱 편리해지겠지만 사생활 침해나 보안문제에 대한 우려 또한 높은 게 사실이다. 최근 이탈리아 감시장비 판매업체인 ‘해킹팀’이 오히려 해킹을 당하며 고객 명단이 유출되어 떠들썩한가 하면, 한 자동차 회사의 차량에 장착된 무선시스템 소프트웨어가 해킹을 당해 주행 중인 자동차의 에어콘이나 스테레오, 심지어 스피드까지 원격으로 조종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선 통신으로 인터넷과 연결되고, 다른 자동차나 인프라스트럭쳐와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는 자동차를 일컫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시장은 향후 수년 내에 2억500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NXP가 지난 해 미국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커넥티드 카를 포함한 사물인터넷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69%의 응답자가 신기술이 삶을 편리하게 해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무려 81%에 달하는 응답자가 이런 기술로 인해 사생활 침해를 우려했다.



 커넥티드 카로 인한 사생활 침해에 대한 대표적인 우려 사항은 이동 장소, 운전 중 주고 받는 대화, 운전 속도, 교통 위반, 동승자들의 신원 유출 등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개별 차량과 유선 접속으로 해킹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원거리에서 무선 접속으로 다수의 동일 차종 차량이 동시에 해킹될 수 있는 위협이 존재한다. 결국 완벽한 보안 대책이 없다면 고도로 발전된 커넥티드 카일수록 무선을 통한 원거리 공격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수준에서 커넥티드 카 보안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해킹 당한 차량에서 보듯이 소프트웨어 보안만으로는 부족하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 수준에서도 시큐어 엘리먼트를 탑재한 보안 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자동차를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는 현재 차량 당 약 50개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 중 3분의 1은 하드웨어 보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차량 설계단계부터 보안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보안은 사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커넥티드 카 시대에 대비해 자동차 제조사는 완벽한 차량용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 업체와 협력하여 보안 솔루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 당국은 보안에 관한한 더욱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보안에 대한 업계와 시민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펴야한다.



 보안문제나 사생활 침해는 효율성이나 편리함 혹은 그 어떤 명분과도 타협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커넥티드 카 시장에서는 특히 그렇다. 보안과 사생활침해에 대한 대책이야말로 문명의 이기가 흉기가 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대책이 아닐까 한다.



신박제 NXP반도체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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