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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수에즈운하 개통 … 선박 통과 7시간 단축

중앙일보 2015.08.06 00:49 종합 14면 지면보기
6일(현지시간)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에서 열리는 제2 수에즈운하 개통식에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울려 퍼진다. 146년 전인 1869년 이스마일 파샤 이집트 국왕이 수에즈운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베르디에게 작곡을 의뢰해 이집트 수도 카이로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곡이다.



 201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임시 국경일로 지정된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전세계에서 온 6000명의 축하 사절 앞에서 새 운하 개통을 선포한다. 행사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참석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을 단장으로 새누리당 박대출·김진태 의원 등이 참석한다.



 개통식은 삼엄한 경계 속에서 진행된다. 이스마일리아와 맞닿은 지역이 치안이 불안한 시나이반도이기 때문이다. 시나이반도 북부에서는 2013년 7월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후 군인·경찰을 겨냥한 폭탄 공격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수에즈운하 주변 이스마일리아·수에즈·포트사이드 일대에 군인·경찰 등 25만 명을 투입했다. 공군 전투기와 해군 전함, 중무장한 특수부대도 배치했다.



 새 운하는 ‘새로운 파라오’를 꿈꾸는 엘시시의 역작이다. 엘시시는 지난해 8월 새 운하 건설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당초 3년 걸릴 것이라던 공사 기간을 1년 만에 마무리 짓도록 24시간 작업을 강행하게 했다. 또 이집트의 영광을 재현한다며 자국의 자금과 기술로 운하 공사를 하게 했다. 공사 자금 82억 달러(약 9조6000억원)는 국민펀드라는 특별 채권으로 충당했다. 네덜란드 등 서방 기업의 도움을 받았으나 80여개의 이집트 기업들이 공사를 주도했다.



 제2 수에즈운하는 지중해~홍해를 잇는 기존 수에즈 운하(총 길이 190.3㎞) 중 일부인 72㎞ 구간에 건설됐다. 이 중 35㎞ 구간은 기존 운하와 나란히 건설한 새 물길이고, 나머지 37㎞는 기존 운하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했다. 새 운하로 쌍방향 통행이 가능해져 선박 통행이 신속해지게 됐다. 기존에는 운하 폭이 좁아 쌍방향 통행이 불가능한 구간이 있었다.



 수에즈운하청에 따르면 선박의 운하 통과 시간은 기존 18시간에서 11시간으로 줄어든다. 운하 통과 대기 시간은 8~11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된다. 하루 통과 선박은 49척에서 97척으로 두 배 늘어난다. 이집트 정부는 선박 통과료로 거둔 수입이 연 53억 달러에서 132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새 운하 사업이 과시성 사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08년 이후 홍해를 통과하는 유럽행 유조선이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운하 통과료 수입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기존 운하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5㎞ 구간에만 새 물길을 낸 만큼 제2 수에즈운하라는 명칭이 과장됐다는 해석도 있다. 세계해운협의회(WSC)에 따르면 2013년 세계 원유 물동량의 4.6%, 해운 무역량의 7.5% 정도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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