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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엔 마음도 다독이는 트레이너 있다

중앙일보 2015.08.06 00:11 종합 28면 지면보기
지난 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중국과의 경기. 한국여자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심서연(26·이천 대교)이 후반 7분 만에 오른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진단 결과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 여자대표팀 송숙(43) 재활트레이너는 펑펑 울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심서연의 등을 두드리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재활전문가 송숙씨
부상 땐 위로, 고민할 땐 심리상담
손글씨 선물 특기 … 대회서 수상도
심서연 등 남녀선수 모두 “열혈 팬”

 재활전문가인 송씨는 남녀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트레이너’로 불린다. 그는 지난달 열린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 기간 선수들의 재활치료를 담당했다. 또 한편으론 여자 선수들이 남자 코칭스태프에게 털어놓기 힘든 고민을 상담해주는 역할도 맡았다. 여자팀을 전담하지만 남자 선수들도 친누나처럼 따른다. 박주영(30·서울)을 비롯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구자철(26·마인츠) 등이 송씨의 열혈팬이다.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골을 넣은 조소현(왼쪽)·전가을(오른쪽)도 송숙 트레이너(가운데)의 팬이다. [사진 송숙]
 송씨의 특기(?)는 힘들어하는 선수들에게 진심을 담은 손글씨(작은 사진)를 선물하며 위로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당시 감독에게 질책을 받고 우는 선수를 위해 일회용 반창고에 ‘고난을 견디면 더욱 성장할 수 있어’ 라고 적어 건넨 게 시작이었다. 그 선수로부터 “가슴에 붙였더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감사 인사를 받고는 본격적으로 ‘글씨 선물’을 시작했다. 이후 글씨에 진심을 담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가 캘리그라피(여러가지 글씨체를 활용한 서예)를 4년 여 동안 배웠다.



그간 갈고 닦은 캘리그라피 실력은 최근 제13회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에서 은상을 받을 정도로 수준급이 됐다. 송씨가 출품작에 담은 글은 ‘오늘 흘리는 땀방울 오늘 펼치는 열정 그리고 꿈 담은 나의 노력이 대한민국 미래다’. 축구 선수들을 격려하는 내용이다.



 요즘 그는 동아시안컵 여자대표팀에 출전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다. 송씨는 “무더운 날씨속에 체력적·정신적으로 지친 선수들이 많아 걱정”이라며 “선수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다치지 않도록 돕는 게 내 임무” 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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