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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반 신동빈 롯데 가족 대결로

중앙일보 2015.07.31 02:30 종합 1면 지면보기
신선호 산사스 사장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촉발된 신동주(61)·동빈(60) 간 ‘형제의 난’이 롯데 총수 일가의 분쟁으로 확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반기를 든 일부 친척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쪽으로 가세하면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2세 ‘형제의 난’은 28일 일본롯데 이사회 결의로 그룹의 실권을 거머쥔 신동빈 회장 대 ‘반(反) 신동빈 동맹’ 간의 대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롯데 “신격호 회장 동생 신선호
신동빈 회장 해임 시도 지휘”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30일 “27일 집단 이사 해임 시도는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신선호(82) 일본 산사스 사장이 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촌이 27일 신영자(73)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69)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신동주 전 부회장 등 조카들을 이끌고 도쿄로 간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초 신 전 부회장의 해임 이후부터 장남의 복권을 위해 ‘총감독’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 신동빈 동맹에 가세한 친·인척들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맡고 있는 기업 규모가 줄었거나, 그룹 내 중요 보직에서 밀려나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신동주·동빈 형제는 30일에도 언론 인터뷰와 반박 성명 등을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 확보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이 인간(신동빈)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우호지분이 3분의 2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의 승리를 자신하는 발언이다. 그는 또 이날 KBS와 일본어로 인터뷰하면서 총괄회장의 사인이 들어간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 대표 해임 지시서와 자신의 대표이사 사장 임명서 2장을 공개했다.



 롯데그룹 측은 곧바로 반박성명을 냈다. 롯데는 공개된 지시서에 대해 “총괄회장실을 일방적으로 점거한 상태에서 고령으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점을 악용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을 해임한 것은 일본롯데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라며 동생의 모함으로 해임됐다는 형의 주장을 일축했다.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사회에서 모든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우세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동주·동빈 형제의 친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 여사가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롯데 측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으나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가족회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심재우·문병주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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