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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안전요원 빠진 해수욕장 … 구조자격증 없는 알바생이 순찰

중앙일보 2015.07.31 00:51 종합 10면 지면보기
30일 오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안전요원 26명이 2인1조로 해변을 순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아르바이트생으로 이 중 절반인 13명은 구조자격증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해경 소속의 전문 구조요원 등 100여 명이 백사장에 상주하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올여름엔 해양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들 ‘알바 대학생’이 1차 긴급구조를 책임져야 한다.


해경 파견 870 → 430명으로 줄여
지자체, 공무원 휴가 미루고 총동원

 이는 지난해 ‘해수욕장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해경이 총괄하던 해수욕장 관리를 자치단체가 나눠 맡게 됐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청이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개편되면서 담당 업무도 줄어든 데 따른 법 개정이었다. 이에 따라 백사장과 얕은 바다는 자치단체가, 부표 너머는 해경이 맡기로 담당 구역을 정했다.



 자치단체들은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안전요원 선발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자 일부 자치단체는 구조자격증이 없어도 50m만 수영할 줄 알면 선발 대상에 포함시켰다. 해경도 파견 인력을 절반 이상 줄였다. 지난해에는 전국 275개 해수욕장에 하루 870명의 인력을 투입했지만 올해는 96개 해수욕장에 430명만 지원하고 있다. 그나마 해경 본청 소속 전문 구조요원과 장비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24시간 근무 체계도 올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축소했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의 경우 지난해 50명이던 해경 지원이 올해는 6명으로 크게 줄었다. 강릉시는 대신 민간 구조요원 64명을 새로 충원하는 데 인건비 2억5000만원을 썼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도 해경 구조인력이 60명에서 22명으로 급감하면서 그 공백을 119구조대가 떠안게 됐다.



 자치단체들은 해수욕장 안전 관리가 어려워지자 경찰과 119구조대에 인력 추가 파견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인천소방안전본부는 구조인력을 지난해보다 100명 늘렸고 인천 중부경찰서는 30명 증원해 90여 명을 파견했다. 공무원 총동원령도 내렸다. 이달 초부터 다음달 말까지 관내 해수욕장에 20~30명씩 투입해 순찰 업무를 맡기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공무원 휴가도 8월 이후로 미루도록 했다.



 김종환 보령시 안전총괄팀장은 “시 공무원까지 총동원하고 있지만 언제 대형 인명사고가 터질지 몰라 늘 불안한 상황”이라며 “피서철만이라도 해경 인력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최모란·차상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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