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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대출 이어 용역로비 의혹 … 검찰, 최원병 회장 겨누나

중앙일보 2015.07.31 00:47 종합 10면 지면보기
검찰이 농협중앙회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농협에서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리솜리조트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농협중앙회로부터 각종 건축 관련 용역을 받은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두 업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최원병(69·사진) 농협중앙회장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로마트 설계 수주 건축사무소
비자금 조성해 로비에 썼는지 조사
최, 리솜리조트 대출에 관여 정황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30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H건축사무소 등 3곳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H건축사무소가 농협중앙회의 하나로마트 매장 건축 설계와 감리 용역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 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정모(54) 소장 등 건축사무소 관계자들을 불러 자금 횡령 여부와 사용처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29일 서울 강남 소재 리솜리조트 본사와 충남 태안의 계열사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리솜리조트 신상수(58) 회장이 회사 자금을 횡령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들어간 것이다. 검찰은 리솜리조트가 2005년부터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데도 농협이 10년간 1600억원대의 대출을 해준 경위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농협중앙회가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특혜성 대출을 해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두 업체에 대한 수사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이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솜리조트에 대출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최 회장 등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H건축사무소 역시 회사 자금을 횡령해 농협중앙회로부터 용역을 받기 위한 로비 자금으로 썼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2007년 말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해 이명박(MB) 정부 시절인 2011년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4년 후배다. MB정부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검찰은 농협중앙회의 리솜리조트 대출 과정에 MB정부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수사를 포스코와 KT&G에 이은 MB정부 사정(司正)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은 농협중앙회의 리솜리조트 특혜 대출 정황이 담긴 첩보를 이미 2년 전 입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서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배경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전 정부 비리 수사의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리솜리조트 대출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고, 이자도 정상적으로 상환되고 있다”며 “리솜리조트 소유 부동산이 있어 대출금도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H건축사무소가 농협 하나로마트의 용역을 맡은 경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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