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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 쿠퍼 “미쓰비시, 강제노역 모든 이들에게 사과해야”

중앙일보 2015.07.31 00:34 종합 14면 지면보기
에이브러험 쿠퍼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강제 노역에 처해졌던 모든 이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미군 포로에게 사과, 역사적 사건
종전 70돌, 모든 일본 기업 나설 때”
혼다 등 미국의 하원의원 6명
“미쓰이·스미토모 등도 강제 동원”

 일본 대기업인 미쓰비시(三菱) 머티리얼이 전쟁 포로를 강제 노역에 동원했던 과거를 사과하는 행사를 주관했던 미국의 랍비 에이브러험 쿠퍼는 29일(현지시간) 미쓰비시가 한국인 강제 징용자에 대해선 사과 하지 않고 있다는 e메일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기념일은 (강제 노역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일본 기업들이 행동할 시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쓰비시 외에 다른 일본 기업들도 사과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쿠퍼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유대인 인권단체 사이먼 비젠털 센터의 부소장이다. 그는 지난 19일 이 센터에서 미쓰비시 머티리얼 대표단이 2차대전 때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포로로 잡혀 미쓰비시 탄광 등에서 강제 노역했던 제임스 머피에게 사과하는 행사를 주도했다. 당시 기무라 히카루(木村光)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 등은 “과거의 비극에 대해 깊은 윤리적 책임을 느낀다”며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쓰비시 측은 한국인 강제 징용자에 대해선 사과를 외면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쿠퍼는 사이먼 비젠털 센터가 발간하는 잡지 ‘리스판스(Response)’의 편집장도 겸하고 있다. 2007년 뉴스위크가 선정한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에 포함됐다.



 -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미군 포로에게 사과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사과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일본 기업이 2차대전 중 강제 노역을 시켰던 전쟁 포로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현재 도쿄에 있는데 강제 노역에 관여했던 모든 일본 기업들이 미쓰비시의 전례를 따르도록 촉구하고 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지나간)70주년은 분명히 이 같은 행동을 취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 미쓰비시는 2차대전 중 강제 노역에 동원된 한국인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고 있다.



 “미쓰비시는 2차대전 중 강제 노역에 처해졌던 모든 이들에게 사과해야 한다.”(쿠퍼는 ‘모든(all)’을 굵은 글씨체로 써서 강조했다.)



 -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영국인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도 미쓰비시를 상대로 ‘노예 노동’을 강요한데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나라의 강제 노역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인가.



 “어제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아키라 타케우치 사장과 만났다. 그는 미쓰비시가 영국을 포함해 호주·네덜란드 및 다른 나라들의 전쟁 포로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제 2차 세계대전 중 강제 노역을 시켰던 업체는 미쓰비시만이 아니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있다. 이들 기업들도 사과가 필요하다고 보나.



 “몇 주 후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2차대전을 끝낸 종전 70주년 기념일이 된다. 이는 모든 일본 기업이 행동에 나설 중요한 시점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이크 혼다 등 미국의 하원의원 6명은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시도했던 이른바 근대 산업시설에서만 전쟁 포로를 강제 노역에 동원했던 일본 기업으로 미쓰비시 외에 미쓰이(三井)·스미토모(住友)·아소(麻生)그룹·우베고산(宇部興産)·도카이(東海)카본·일본코크스공업·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후루가와(古河)그룹·덴카 등을 지목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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