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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늘리자” 서청원 “줄여야” … 비례대표 논란 가열

중앙일보 2015.07.31 00:32 종합 16면 지면보기
#1. 지난 17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추가경정예산 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 체육계 비례대표로 영입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메르스 초기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전 지역 병·의원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대전 지역 의료기관 지원을 여러 차례 당부했다. 이 의원은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전 중구 출마를 목표로 이 지역 당협 위원장 공모에 뛰어들었다.


여당 “과격한 진보세력 진입 교두보”
비노 일부 “비례대표 폐지” 주장도
학계 “정원 늘려야 공천 투명해져”

 #2.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은수미 의원은 지난 28일 경기도 성남 옛 시청 앞에서 열린 ‘대기업 외식업 진출 반대집회’에 참석해 지역 외식업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노동 전문가인 그는 비례대표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4·29 성남 중원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패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집을 마련한 뒤 내년 4월 총선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 정수(현재 300명) 증가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300명 정수를 유지하되) 지역구를 일부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이장우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새정치연합의 ‘비례대표 확대론’에 대해 “과격한 진보세력의 정치적 진입을 위한 교두보”라는 내용의 보고서도 제출했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가 최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의원 정수 확대방안을 제안한 뒤 ‘비례대표’가 정치권 이슈로 떠올랐다.



혁신위의 의원 정수 확대안은 지역구 의원 수는 현행(246석)을 유지하는 대신 비례대표를 그 절반(123명, 현재 54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하지만 서 최고위원은 “새누리당만 해도 지역구 의원들 중 전문성을 갖춘 분이 많은데 굳이 비례대표를 늘리지 않아도 사회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무용론’을 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비례대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비노진영 핵심 A의원은 최근 김상곤 위원장을 만나 “최우선과제가 비례대표제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A의원은 “새정치연합 비례대표 의원의 전문성과 경쟁력이 새누리당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벌써 지역구 출마를 기웃거리는 의원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출마를 금지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비노진영 조경태 의원은 아예 “비례대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 총재 등이 계파를 키우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활용하곤 했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국민적 검증이 가능해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가 본연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그동안 적지 않았다.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의원으로 가는 징검다리 정도로 인식되면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직능단체를 대표해 비례대표로 입성한 사람들이 출신 지역의 ‘로비스트’로 전락한 경우가 많았다”(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비판도 있다.



 반면 소수자를 비롯해 다양한 이해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전문성 있는 인사를 수혈한다는 취지의 비례대표제 자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많다. 오히려 비례대표 숫자를 늘리면 공천 투명성을 높이고 유권자 의사가 충실하게 반영되면서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비례대표 숫자를 지역구 의원의 절반 정도로 늘리면 당 대표의 사천(私薦)이 더 어렵게 되고 정치 개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위문희·김경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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