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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신청사 크기 줄이고 오피스텔·호텔 유치 추진

중앙일보 2015.07.31 00:22 종합 20면 지면보기


12층 높이의 최고급 호텔과 면세점, 45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세종문화회관 규모의 공연장 등. 2020년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들어설 경기도 신청사의 주변 모습이다.

부지 2만6000㎡ 민간에 매각해
이익금 1500억원 청사 공사비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30일 경기도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도 광교신청사 건립사업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공청사 부지에 청사만 단독으로 지으려던 계획을 접고 ‘복합개발 방식’으로 호텔·면세점 등을 함께 짓겠다는 구상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경기도 신청사 부지 6만㎡ 중 2만6000㎡는 민간에 매각한다. 매각된 부지에는 최고급 호텔과 면세점·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또 전국의 유명 맛집에서 기술을 전수받은 청년들의 창업식당과 경기도 내 31개 시·군을 대표하는 음식점이 입점하는 주상복합건물도 짓는다.



 신청사는 이렇게 하고 남은 부지 3만4000㎡에 짓기로 했다. 경기도는 올해 말까지 국토부에 공공청사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토부 승인이 나면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0년 준공할 계획이다.



 남 지사는 이날 신청사 건설 재원과 관련해 “빚은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복합개발 부지 매각에 따른 이익금 1500억원과 현 청사 매각대금 100억원, 도 소유 토지 등 공유재산 매각대금 2000억원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신청사 부지가 줄면서 건립 비용도 4270억원에서 3630억원으로 640억원 절감된다. 이렇게 하면 빚을 지지 않고 충분히 신청사를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개발 이익금은 공동 시행사인 경기도시공사와 용인시·수원시가 협의해 사용하도록 협약을 맺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염태영 수원시장은 “경기도로부터 개발 이익금과 관련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었다”며 “개발 이익금을 경기도 신청사 재원으로 쓸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사 부지 인근 주민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광교신도시총연합회 주민 50여 명은 이날 도청을 찾아 성명을 발표하고 남 지사에게 “원안대로 신청사만 들어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봉성재(48) 연합회 부회장은 “복합개발 방식을 도입할 경우 심각한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며 “오피스텔 등 주상복합건물도 난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거 지역에 호텔과 면세점을 짓는 게 실익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청사 부지 부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면 모를까 주거지 한복판에 호텔과 면세점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수원시내 호텔들도 공실이 많은데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이곳까지 얼마나 찾아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l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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