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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alk Talk] 팬에게 너무 강했던 ‘강한친구들’

중앙일보 2015.07.31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때로 단어 하나가 세대와 계층을 구분합니다. 그 단어에 얽힌 강력한 경험을 공유하는가 아닌가로 뚜렷한 경계가 그어지는 거죠. 오늘 말하려고 하는 단어는 ‘강한친구들’, 혹은 ‘강친’입니다.



 사건 개요는 이렇습니다. 지난 24~26일 안산 대부도에서 80개 록그룹이 공연하는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 열려 8만 명의 관객이 찾았습니다. 그런데 26일 가수 장기하 씨가 공연 관람 중 팬들과 어울리다가 경호원에게 봉변을 당했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경호원이 욕설을 한 뒤 팔찌(입장권)을 끊고 뒷목을 잡아 공연장 밖으로 끌어냈다”는 겁니다. ‘강한친구들’의 대표가 장씨에게 사과해 무마되는 듯 했지만 장씨 옆에 있다가 경호원에게 더 심한 폭행을 당했다는 관객이 나왔습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나돌자 30일 행사 주관사인 CJ E&M과 나인엔터테인먼트가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강한친구들’은 방송·공연 분야 전문 경호업체입니다. H.O.T와 젝스키스 같은 1세대 아이돌이 활동한 1997년에 설립돼, 국내 대중음악산업과 함께 자라온 회사죠.



 공개방송·콘서트·싸인회 등 ‘오빠들’이 나타나는 어느 곳에나 소녀팬들이 있었고 또 ‘강친’이 있었습니다. 강친은 접근하는 팬 쫓아내기 같은 악역도 담당했습니다. 팬들에게 과잉 대응을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별 일로 여겨지진 않았습니다. 소녀팬들에게는 스타에게 달려든 원죄가, 경호원에게는 안전이라는 명분이 있었고, 여기에 아이돌 팬을 ‘철없다’고 보는 사회적 시선이 더해진 탓이었죠.



 이번 록페스티벌 폭행 사건의 여파가 이토록 커질 줄은 경호업체도, 주관사인 대기업도 몰랐을 겁니다. 대중음악의 문화적·산업적 위상이 높아졌는데, 그 향유층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제자리여서 팬들이 분노한 것이겠지요. 음악산업계가 ‘딴따라’ 소리 듣기 싫다면, 자신의 소비자를 ‘딴따라 쫓는 철없는 애들’ 취급하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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