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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낚싯배 몰았다고 무조건 면허취소는 너무해"

중앙일보 2015.07.30 17:15
헌재 “무면허 낚싯배 몰았다고 무조건 면허취소는 너무해”



제주도 ‘OO낚시’사장인 김모씨는 5톤이상의 낚싯배를 띄울 때 받아야 하는 유선(遊船)사업면허를 받지 않고 낚시 손님들을 고무보트에 태웠다. 경찰의 단속에 걸린 김씨는 2013년 8월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원 형을 받았다.



김씨를 당황케 한 건 벌금형이 아니었다. 같은해 11월 서귀포 해양경찰서로부터 김씨가 보유한 두 종류의 조종면허 전부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은 게 더 큰 문제였다. ‘조종면허를 받은 자가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이용해 범죄를 한 때’는 무조건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수상레저안전법 제13조 제1항이 적용된 처분이었다.



생계수단이 사라진 김씨는 이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위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해 8월 김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는 30일 이 조항이 “김씨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결정을 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수상에서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이용해 벌일 수 있는 범죄는 살인·강도부터 쓰레기 불법배출까지 다양하다”며 “범죄의 경중에 따라 제재의 정도를 달리할 수 있는 여지를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조종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것은 신청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제시했다.



위헌결정으로 김씨에게 내려진 면허취소처분의 근거조항이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김씨는 다시 낚싯배 몰 수 있게 됐다.



임장혁 기자·변호사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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