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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하늘은 정부 마음대로? 이번엔 '열병식 블루'

중앙일보 2015.07.30 16:27
중국이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 천안문 열병식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오는 20일부터 열병식 다음날인 9월4일까지 자동차 2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인민망 등 중국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9월 3일 오전 각국 정상급 지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천안문 광장 일원에서 실시할 예정인 열병식을 앞두고 스모그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베이징 당국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흘 이상 자동차 2부제를 실시해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그 전까지 빈발하던 스모그가 회의 기간 중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쾌청한 날씨가 이어져 ‘APEC 블루’란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이런 전례에 따라 올해는 ‘열병식 블루’ 효과를 거두겠다는 게 베이징 당국의 목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초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해 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오염 유발 시설을 베이징 외곽으로 이전시키고 환경 오염 범죄를 강력 처벌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올 들어 공기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봤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9월 3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고 토요일인 5일까지 사흘간 연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요일인 6일은 대체 근무일로 지정됐지만 공무원을 제외한 직장인들에겐 사실상 나흘간의 연휴가 될 전망이다. 중국 증시도 이 기간 동안 휴장한다. 국무원은 “모든 인민이 광범위하게 기념 활동에 참가하여 각종 행사를 잘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열병식 기간 동안 베이징 시민들의 외지 여행을 유도해 교통 정체와 도심 과밀 현상을 막고 모든 행정력을 열병식 거행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예약 상황을 보면 항일 전쟁 승전을 기념하는 연휴기간에 많은 중국인들이 일본을 여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병식 성공 여부의 최대 관건인 외국 정상들의 참석 숫자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참석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힌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다. 두 나라는 군 의장대도 파견키로 했다. 이밖에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의 정상들도 열병식에 참석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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