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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행정실에 악성코드…30억 사기친 일당

중앙일보 2015.07.30 12:54
[사진 경기지방경찰청]




경기도 안성의 한 고교 행정실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금융정보를 빼낸 뒤 돈을 이체하는 이른바 ‘파밍(Pharming)’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사기친 일당 4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0일 사기 등 혐의로 파밍 사기단 국내 인출 총책 유모(27)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인출책 배모(48)씨 등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 거주하는 사기 총책 A씨(29)를 뒤쫓고 있다.



유씨 등은 지난 3월 18일 안성의 한 고교 행정실 컴퓨터에 미리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뒤 교직원에게서 금용정보를 입수, 2억3천만원을 이체해 빼돌린 혐의다. 교직원이 컴퓨터를 켜면 악성코드로 인해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안 강화 팝업창이 떴고, 다시 가짜 은행 사이트로 접속하게 해 금융정보를 빼내는 방식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교직원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콜센터에서 전화할 것”이라고 안내한 뒤 사기단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OTP 번호까지 알아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모두 5명에게 7차례에 걸쳐 3억7000만원을 사기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관을 사칭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가짜 검찰청 사이트로 접속하게 한 뒤 돈을 이체받는 수법으로 57명에게 119차례에 걸쳐 25억80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또 재활용업체에 전화를 걸어 폐엔진이나 폐유·고물류를 판매하겠다고 속인 뒤 대금만 받아 가로채는 수법으로 5명으로부터 2억3000만원을 뜯어냈다.



유씨 일당은 이렇게 해서 67명에게 총 31억8000만원을 가로채려 했으며, 이 중 6억여원은 이체 직후 피해자나 은행이 거래정지시켜 사기단이 인출하지 못했다.



배씨 등 인출책 25명은 사기 피해금을 인출해 장모(26ㆍ구속)씨 등 감시조에게 넘기는 대가로 금액의 3∼4%(30만∼6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씨 등이 미처 인출하지 못한 피해금 6억4000여만원 중 4억1000만원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주는 한편 다른 조직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원=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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