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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가족 문제로 롯데 흔들려선 안 돼”

중앙일보 2015.07.30 01:02 종합 3면 지면보기
29일 밤 10시35분쯤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검은색 양복 상의에 노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신 전 부회장은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7일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영권 획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김성룡 기자]


신동주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29일 귀국 않고 임직원에 메시지
일본롯데 임원들 모아 결속 다져



 친형인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쿠데타’를 하루 만에 진압한 뒤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60·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그룹 임직원에게 보냈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부자지간, 형제지간에 낯 뜨거운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당사자로서 참담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여러분께 불안감과 혼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면서 “부디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한마음이 되어 지켜봐 달라”고 마무리했다.



 메시지 곳곳에서 혼란한 상황을 성공적으로 수습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전날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 신격호(94)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퇴진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내부 이사진을 결속하는 작업이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28일 오후 7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 5명, 임원 4명을 모아놓고 “흔들림 없이 잘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로 해임될 뻔했던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 5명도 회사를 정상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보면 신동빈 회장의 완승”이라며 “다만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경쟁에서도 승리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지주회사 격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 승패의 관건이다.



 일본 언론도 롯데 형제의 난을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29일 “롯데그룹 골육의 싸움이 표면화했다”고 이번 파문을 정리하면서 “향후 초점은 주주총회”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주주총회 일정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한 동주씨 측이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주말 일본으로 떠난 신 회장은 당초 29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주총 소집과 여론몰이 등 가능한 위기 요인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귀국 일정을 연기했다는 해석을 내렸다.



 다만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승기를 잡았다고 자신한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할 정도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는 것이다.



글=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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