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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수요 맞춰 학과 통폐합 … 폴리텍대학 대수술

중앙일보 2015.07.30 00:39 종합 12면 지면보기
한국의 대표적 직업훈련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이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사양산업 관련 학과는 과감히 없앤다. 성과가 낮은 교수는 승진을 제한하고 재교육을 실시한다. 외부의 기술 전문인력을 교수로 발탁한다. 학과 정원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폴리텍대학은 이런 내용의 ‘조직 개편 및 교원 능력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폴리텍대학은 1968년 국립중앙직업훈련원(현 폴리텍Ⅱ대학)을 모태로 2006년 전국 24개 기능대학과 19개 직업전문학교를 통합해 출범했다. 그러나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유명무실한 학과가 많아진 반면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제대로 길러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취업 안 되거나 사양산업 학과 폐지
평가 하위 5% 교수는 승진 제한



 먼저 사양산업과 관련된 학과와 지역 각 대학에 중복 개설된 학과를 폐지하거나 통합한다. 국내에 공장이 없거나 있어도 일자리 수요가 적은 학과가 대상이다. 섬유 분야의 직조 관련 학과가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학과심의위원회를 꾸리고 2년마다 심의하기로 했다. 취업이나 기술 개발 같은 성과가 저조하고 회생이 불가능한 학과는 심사를 거쳐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대와 같은 민간 직업교육기관과 중복되는 학과도 인력 양성 규모를 줄이거나 고숙련 기능 과정으로 전환키로 했다.



 학과 정원과 학위 과정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학과 모집정원은 15%가량 줄인다. 2018년이면 고교 졸업생(55만 명)이 대학 입학 정원(56만 명)에 미달한다. 자칫하면 정원을 못 채우는 학과나 대학이 급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다. 정원을 줄이는 대신 기존 근로자나 베이비부머, 경력단절 여성, 일반계 고교생, 영세자영업자와 같은 일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고숙련 훈련기관으로서의 역할은 확대한다. 옛 국립직업훈련원의 부활이다.



 강의 내용이나 기술 수준이 산업현장과 괴리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저성과 교원은 제재를 받는다. 평가 하위 5% 미만의 교원은 전공 역량, 리더십 제고와 같은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한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에는 개선도를 측정해 연속 2회 저성과자로 분류되면 승진이 제한된다. 대학 관계자는 “퇴출 프로그램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생산현장의 기술 전문인력을 교수로 초빙해 현재 13%인 초빙·산학 겸임 교수를 2018년까지 1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8개 권역 대학, 34개 캠퍼스도 운용체계를 확 바꿔 20여 개로 통폐합할 방침이다. 통폐합되는 대학은 부속센터 형태로 운용한다. 센터는 베이비부머나 경력단절 여성, 인문계고 3학년 위탁 과정과 같은 특화캠퍼스로 탈바꿈한다. 이우영 이사장은 “고숙련 기술 인력을 제때 산업현장에 공급하기 위해 대학교육이 산업과 유기적인 생물체처럼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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