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 사망" … 애꾸눈 은둔의 지도자 2년전 병원서 사망

중앙일보 2015.07.30 00:26
사진=무함마드 오마르 [중앙포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무함마드 오마르가 사망했다고 아프가니스탄 정보부(NDS(가 29일(현지시간) 확인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된 데 이어 1990∼2000년대를 흔든 양대 이슬람 무장 테러 단체 지도자가 모두 사망한 것이다. 아프간 NDS 압둘 하십 세디크 대변인은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의 카라치시의 병원에서 사망했다”며 “우리는 공식적으로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암 몇차례 오마르 사망설이 돌았지만 아프간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망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1년 5월 아프간 현지언론인 톨로(TOLO)와 AFP통신이 파키스탄 정보부(ISI)에 의해 오마르가 살해됐다고 보도했지만 탈레반 측은 사망 사실을 “허위 선전”이라고 부인했다. 당시 아프간 국가안보국은 오마르의 사망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었다. 이후에도 몇차례 오마르 사망설이 돌았지만 탈레반 측은 이를 부인해 왔었다.



탈레반은 수년 간 오마르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며 그의 건재를 주장해 왔다. 이달 중순에도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간 평화 협상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탈레반 웹사이트에 발표했다. 그러나 성명만 있을 뿐 동영상이나 육성이 없어 그가 사망했거나 공개적으로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오마르는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으로 전투에 참여해 1980대 활약하며 명성을 쌓았다. 소련 붕괴 후에는 각지의 무장세력을 통합했고 1996년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점령 해 아프간 이슬람국을 세웠다. 당시 미국은 아프간이 구소련 영향권에서 빠져나오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오마르의 집권을 저지하지 않았다. 집권후 오마르는 이슬람 근본주의에 기반해 여성을 억압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폭파하는 등 비판을 받았다. 오마르는 2001년 9.11테러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며 축출됐다. 미국은 당시 아프간에 은거한 빈 라덴의 신병을 요구했지만 오마르는 거부했었다.



이후 그는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사망설에 시달리며 ‘은둔의 지도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미국은 10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오마르를 추적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그는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피신한 채 탈레반을 지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한국 샘물교회 선교단 23명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피랍되어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해 그의 자서전이 발간되기도 했다. 전기에 따르면 오마르는 1960년 아프간 남부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은 오마르가 5살 때 사망했다. 그가 한쪽 눈을 잃은 것은 옛 소련군과 전투 중 파편이 들어가 스스로 눈알을 빼내고 눈꺼풀을 꿰맸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