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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세 종이통장 … 2017년 사라진다

중앙일보 2015.07.30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2017년 9월부터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 종이 통장이 발급되지 않는다. 인터넷·모바일뱅킹 확산으로 통장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고 판단해서다. 1897년 국내 첫 상업은행인 한성은행이 생긴 이래 사용된 종이 통장이 120년만에 없어진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이런 내용의 무통장 금융거래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5년간 종이통장 발행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은 “일단 은행에 적용한 뒤 증권·보험과 같은 다른 금융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향후 2년간(올해 9월~2017년 8월) 소비자가 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할 때 종이통장 대신 전자통장·예금증서를 선택할 경우 ▶금리 우대 ▶수수료 경감 ▶경품 제공과 같은 혜택을 준다. 전자통장은 체크카드의 집적회로(IC) 칩에 통장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고, 예금증서는 계좌번호·예금자명·은행직인이 찍힌 한 장짜리 확인서다.



 이후 3년간(2017년 9월~2020년 8월)은 60세 이상 장년층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다. 60세 미만은 계좌 개설 때 따로 신청해야 종이 통장을 발급받을 수 있다. 2020년 9월부터는 종이 통장을 받으려면 발행 비용의 일부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금감원이 종이 통장을 없애려는 이유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다.



올해 3월말 기준 은행 수시입출금 통장 중 46.2%가 1년 이상 입출금이 전혀 없고 잔액이 10만원 미만인 사실상의 휴면계좌다. 반면 소비자가 통장분실·인감변경과 같은 이유로 내야 하는 통장 재발행 수수료(건당 평균 2000원)는 연간 60억원이나 된다. 은행도 손해다. 수수료만으로는 인건비를 포함해 5000~1만8000원인 통장 발행 원가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통장을 없애면 인감·서명 도용이나 대포통장 사용과 같은 범죄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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