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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혁신위원 이동학이 이인영 의원에게 보낸 ‘두번째 공개 서신’

중앙일보 2015.07.29 11:14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에 청년 대표로 참여 중인 이동학 혁신위원이 29일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을 향해 두번째 공개편지를 썼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지난 15일 ‘586 전 상서 - 더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이 의원에게 공개편지를 보낸 데 이은 ‘2탄’ 성격의 서신이다.



이 위원은 <우리가 가야할 곳은 미래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날 공개편지에서 “첫번째 편지를 쓰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이인영) 선배님께서 우리 당의 지향으로 ‘노동이 있는 복지’를 말씀하셨다.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이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의 눈에는 우리가 개혁을 막는 걸로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 정당, 만년 야당의 모습으로만 보여질 것이고, 삶에 지친 국민들은 예고된 정규직 노조의 파업에 힘을 보태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이 위원은 이어 “선배님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저임금 노동자들의 대대적 임금인상을 통해 해결하자’ 즉,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방안을 내놓으셨다. 저도 당위성에 대해 백만번 공감하지만 조금은 다른 생각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해본 알바(아르바이트)가 없고, 여러 번의 노점상을 시작으로 두 번의 창업을 하면서 매달 누군가에게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두려움 앞에 서 본 저로서는 최저임금 인상이란 구호가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이 위원은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 연봉도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6년간 하위 10%의 연봉이 56만원 깎여나갈 때 같은 기간 최상위층에 자리한 국회의원들의 임금은 26%(약 3000만원) 올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이른바 ‘경제 햇볕정책’을 제시했다. 이 위원은 “대기업을 적대시하고 기업주와 노동자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보는 인식을 벗어나야 한다”며 “우리 당은 노동자의 편에 서 있지만 태도에 있어서만큼은 기업가들을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이 주어지지 않으면 이 나라는 망하는 길만 남아 있을 것”이라며 노사정위원회에 청년 대표가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야 간에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법인세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도 “아마도 계속 이렇게 가면 으레 그래왔듯이 논쟁은 평행선을 달릴 뿐이고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차라리 우리 당이 주도해서 부정부패를 저지른 기업에 대해 징벌적 의미의 법인세 인하 취소법안을 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위원은 끝으로 “우리의 존재이유가 ‘싸움을 위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의 결과물, 성과들을 축적해야 하고, 당장 지더라도 미래엔 이길 동력을 크게 확보해두는 정치를 해야, 우리의 존재가치가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글을 맺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다음은 이 위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공개서신 전문



이인영 선배님께 드리는 두 번째 편지 ? <우리가 가야할 곳은 미래입니다!>



첫 번째 편지를 쓰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께서도 제게 우려를 전달해주셨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후배의 철없는 답변 요구에 응해주셨고, 한편으론 치기어린 행동을 이해해주신데 대해서도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전 여전히 미래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낡은 시대와 지난하게 싸워왔던 과거를 우리가 버리지 못한다면, 우리가 국민에게 버림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혁신국면은 우리가 자중지란에 빠지지 않았더라도 당연히 거쳤어야 할 일입니다.



선배님께서 우리당의 지향으로 ‘노동이 있는 복지’를 말씀하셨고, 때마침 정부와 새누리당 역시 4대개혁 중의 하나로 노동개혁을 전면배치 시켜놓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뚜렷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이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의 눈엔 우리가 개혁을 막는 걸로 보일 것입니다. 반대정당, 만년야당의 모습으로만 보여 질 것이고, 삶에 지친 국민들은 예고 된 정규직노조들의 파업에 힘을 보태지 않을겁니다. 수세적 대응으로는, 무엇보다 우리의 큰 그림이 없이는 저들 그림판의 크레용이 될 뿐입니다.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선배님께서 분석해 공개해주신 노동시장의 양극화에 대한 기사 ‘고액 연봉자, 1764만원 더 받을 때, 최저 연봉자, 56만원 되레 깎였다’(한겨레, 2015.7.10)를 보았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소득상위 10% 노동자의 평균연봉은 9536만원에서 1억1300만 원으로 1764만원 증가했고, 소득하위 10%노동자는 56만원이 감소됐다고 나옵니다. 소득 상?하위 1%의 연봉격차 역시 23.1배에서 29.7배로 벌어졌습니다.



선배님은 이런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저임금 노동자들의 대대적 임금인상을 통해 해결하자” 즉,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방안을 내놓으셨습니다. 물론 저도 그 당위성에 대해 백만 번 공감합니다. 하지만 저의 조금은 다른 생각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0대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안해본 알바가 없고, 여러 번의 노점상을 시작으로 두 번의 창업을 하고, 실제로 매달 누군가에게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두려움 앞에 서 본 저로서는 최저임금 인상이란 구호가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5년 전 영등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창업ㆍ운영하며 하루 18시간씩 일한 적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힘겨워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싶었지만, 최저임금만 맞춰줘도 제 수입보다 그 알바생에게 더 많은 월급을 줘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혼자 일하다 영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최고임금위원회도 고민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대의에 저도 물론 동의합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외침이 절절히 들려옵니다. 하지만 정치인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오히려 일자리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시간제 노동자들, 당장 호주머니에서 사라질 돈을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을 함께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최저임금 인상이 인간의 최소한의 삶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고, 이것이 자유시장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임금이 정해지는 원칙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면, 너무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 인식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저는 ‘최고임금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우리사회가 진지하게 토론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위 10% 노동자의 임금이 많아지는 것은 단지 기업주만의 탓입니까? 지난 6월에 하청 노동자와 임금을 나눈다는 SK하이닉스의 발표는 그래서 박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5.6.15.매경‘주목받는 SK하이닉스 ‘임금 공유제’…노사갈등 해결의 촉매제 될 수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거대 정규직 노조는 이런 흐름을 보다 확산시켜 나가야 우리의 전선이 더욱지지 받지 않을까요? 또한 정부가 말하는 임금 피크제는 노동자 상위층의 임금피크(최고적정임금)와도 연동시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부터 양보해야 합니다”



물론 이에 앞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의 연봉도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합니다. 선배님이 분석하신 바와 같이 최근 6년간 하위 10%의 연봉이 56만원 깎여나갈 때, 같은 기간 최상위층에 자리한 국회의원들의 임금은 26%(약3천여만 원)나 올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국회의원 월급을 제 스스로 26% 올릴 때, 저소득층의 월급은 타인들의 의지로 끊임없이 줄어들었습니다. 국회의원 연봉이 2001년 5천5백여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것을 그대로 두면 5년 뒤엔 2억이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국민의 가슴엔 한 가지 물음이 생길겁니다. 대체 왜?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정치를 왜 하는가?



“경제에도 햇볕정책이 필요합니다”



대기업을 적대시하고, 기업주와 노동자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보는 인식을 벗어나야 합니다. 저 스파르타가 그랬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여전히 그러고 있듯이, 우리 후손들에게 기업가와 노동자는 영원히 싸워야만 한다고 가르쳐서는 안됩니다. 그런 인식만을 고수한다면 국민들은 우리를 5천만의 밥그릇을 맡길 수 없는 만년 반대세력으로만 볼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 햇볕정책’으로의 태도변화는 어떤가요. 우리당이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여, 경제원조와 협력을 통해 개성공단이라고 하는 성과물을 만들어 낸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당은 노동자의 편에 서있지만 태도에 있어서만큼은 기업가들을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경제판 햇볕정책입니다. 실제 약간의 태도변화만으로도 노사정위원회가 대타협의 원칙을 가지고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그간 우리가 걸어왔던 친 노동자편의 자세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자본에 투항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보다 영악하게 하자는 겁니다.



“청년 대표도 노사정위에 참여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청년들의 참여입니다. 모든 세대가 힘들어 하고 있지만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이 주어지지 않으면 이 나라는 망하는 길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은 고맙게도 여전히 새정치민주연합을 많이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당은 이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젊은 층은 등을 확 돌려버릴 것입니다.



현재는 중단된 상태지만 향후라도 노조와 경영자와 정부가 참여하는 노사정위원회에 청년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당부터 나서서 제도변화를 요구하고 믿을 만한 청년들을 추천해야 합니다. 이미 조직 된 노조로는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못한 청년들, 불안정한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합니다. 청년은 수혜의 대상이 아닌 이 나라의 생존전략입니다.



“7년간 구호만 외친 법인세, 전략을 세웁시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해외자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반대합니다. 세계화 시대에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당은 재벌?대기업 등 지불능력이 있는 기업부터 적용하여 정상화하자고 말합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지만, 아마도 계속 이렇게 가면 으레 그래왔듯이 논쟁은 평행선을 달릴 뿐이고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차라리 우리당이 주도해서 부정부패를 저지른 기업에 대해 징벌적 의미의 법인세 인하 취소법안을 내는 것은 어떨까요? 향후 기업에서 적발되는 세금포탈, 비자금횡령, 담합, 시장지배남용 등과 같이 우리 경제를 악화시키는 악덕기업들과 연동시켜 새로운 전선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요? 부정부패와 연동시키면 더 많은 국민이 우리의 편에 서지 않을까요?



“100년을 보고 발을 뗍시다”



우리는 당장의 싸움에 지더라도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다음세대가 살아갈 100년을 놓고 전략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한쪽을 대변하는 정치를 넘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가 사라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타협과 조율,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정치가 작동이 안 되고 있기 때문아닙니까.



우리의 존재이유가 ‘싸움을 위해서’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실제의 결과물, 성과들을 축적해야 하고, 당장 지더라도 미래엔 이길 동력을 크게 확보해두는 정치를 해야, 우리의 존재가치가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불신을 야기 시키는 건 새누리당만의 탓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반성으로 시작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태도, 방향이 더이상 과거를 향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두렵지만 미래로 가야만합니다. 우리당에 진짜 미래를 탑재하는 순간, 우린 다시 꿈을 꿔 볼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2015.7.29

이동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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