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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남았지만 “메르스 안심” … 유커에 한국 오라 메시지

중앙일보 2015.07.29 00:32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대기실에서 방문객들이 28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실상 메르스 사태 종료를 선언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지난 5월 20일 최초 환자가 발생한 이후 69일 만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범정부 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이제 안심해도 좋다. 메르스 불안감을 떨치고 경제·문화·여가·학교 등 모든 일상생활을 정상화해 주길 바란다. 그렇게 해도 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를 해체해 메르스 상황실과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팀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황 총리는 이 회의에서 “엄격한 국제 기준에 따른 종식 선언을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집중관리병원(15곳)이 모두 해제됐고, 23일간 새 환자가 없었으며, 27일 격리자가 모두 해제된 점을 종합해 볼 때 이제는 안심해도 좋다는 게 의료계와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 선포다.

황교안 총리 범정부 대책회의



 정부의 종식 선언은 국제 기준과 차이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가 없는 날로부터 28일이 지나야 종식된 것으로 본다. 그런데 현재 양성환자가 1명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이런 선언을 한 이유는 경기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제는 길거리에서 메르스 감염원이 사라졌으니 휴가·행사·여행·놀이뿐만 아니라 소비까지 평상시처럼 해 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안심하고 한국에 오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정부의 종식 선언이 나오자 광저우(廣州)시·산둥(山東)성·쓰촨(四川)성 등 중국 지방정부들과 체코·러시아·대만·아랍에미리트(UAE)·몽골·베트남 등 7개국이 한국 방문 자제 권고를 해제했다. 외교부는 “중화권과 아시아 국가들의 한국행 관광비자 신청이 이달 하순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명돈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없기 때문에 진작 종식 선언을 했어야 했다. 병원에서도 감염 환자가 없어지면 그때 병원 감염 종식 선언을 별도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남은 환자는 80번 환자(35)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돼 지난달 7일 확진됐다. 림프종(혈액암의 일종) 환자로 골수이식을 받았다. 항암 및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느라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의료진은 “메르스로 인한 폐렴은 그리 심한 편이 아니어서 곧 완치될 것”이라며 “8월 마지막 주가 종식 일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치료 중인 12명의 환자(메르스는 음성)에 대해 치료비를 지원한다. 이 중 35번 환자(38·삼성서울병원 의사)는 가족 요청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으로 곧 이송된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됐다 해도 언제든지 중동 여행객 중에서 신규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두 명의 중동 방문객이 공항에서 발열이 체크돼 격리돼 있다. 정부는 공항에서의 발열 감시를 계속하기로 했다.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는 28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의안을 의결했다. 정부의 부실한 초동 대응과 정보 비공개 결정 과정 등을,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환자 조치와 정부 대책 적정성 여부를 감사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3개월 이내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최익재·이지상 기자 ssshi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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