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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더 이상 ‘보증수표’ 아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29 00:01



펜실베이니아대학 카펠리 교수, 학력 간 소득 격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

대학 교육은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기술을 습득하고 관심 분야를 발견하며 시공을 초월해 다른 사람들에 관해 배우고 개인적·사회적 인맥을 구축할 기회를 준다. 대졸자는 비대졸자에 비해 더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며 훌륭한 시민일 뿐 아니라 더 건강하고 부유하며 행복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가 많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이 치솟으면서 ‘대학 교육은 경제적으로 확실한 투자인가?’ ‘대학을 졸업하면 연봉 높은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미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학원 인적자원연구소 소장인 피터 카펠리 교수(경영학)는 저서 ‘대학 교육, 투자한 만큼 성과 있나(Will College Pay Off)?’에서 미국의 고용과 고등교육에 관한 기존 자료를 이용해 이 질문에 몇 가지 놀라운 답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대학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오해를 깬다.



카펠리 교수는 현재 미국에서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소득이 훨씬 더 높고 그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대졸자 임금 프리미엄(college wage premium, 대졸자와 비대졸자 간의 연간 및 평생 소득 격차)이 시기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깝게는 1960~70년대에만 해도 그런 격차가 없었다. 현재는 대학을 졸업한 지 오래된 근로자의 경우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카펠리 교수는 조만간 그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와 중국의 경우 이제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고용시장에서 더 유리하지 않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노동력은 학력과잉하지만 카펠리 교수는 조만간 그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와 중국의 경우 이제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고용시장에서 더 유리하지 않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노동력은 학력과잉(overeducated)이다. 미국 대통령 직속기구인 ‘일자리 창출 및 경쟁력 위원회’와 기업체 간부들이 이끄는 기타 기관의 입장과는 상반된다.



카펠리 교수는 미국의 보통 근로자가 자신의 일자리에 필요한 수준보다 약 30% 학력과잉이라고 주장한다. 주차장 안내원의 약 60%가 대학 교육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에서 실시한 2010~2012 고용결과 조사의 자료를 제시했다.



이 조사에서는 최근 미국 대졸자 중 학사학위가 필요 없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공학 전공자 22%, 교육학 23%, 보건 관련 26%, 수학 및 컴퓨터학 31%, 과학 36%, 건축 및 건설학 43%, 사회학 47%, 농업 및 천연자원학 48%, 경제학 51%, 인문학 55%, 정보통신학 56%, 레저 및 호스피탤리티 56%.



카펠리 교수는 또 대학 교육의 긍정적인 경제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졸업률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게 한 가지 이유다. 현재 미국 대학생의 졸업률은 60%도 채 안 된다.



또한 학교 측에서 명시하는 등록금과 학생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학비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요즘 대학들은 졸업 후 얻는 첫 일자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일자리가 이제 더는 성공의 지표가 아닌데도 말이다.



카펠리 교수는 경제적 혜택이 많은 ‘인기’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부질없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노동시장이 매우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일례로 셰일가스 붐이 일자 석유공학과 입학생이 3배로 늘었다. 하지만 전공자 급증으로 이 분야는 곧 1980년대처럼 매력 없는 분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일어나진 않을 듯하다. STEM 분야 졸업자는 급증하는 반면 최근 과학·수학 전공자가 해당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은 경우는 22%에 불과하다.



카펠리 교수는 또 학생들에게 직업 특화적인 과정이나 전공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조언”이라고 주장한다. 애니메이션학, 침습적 심혈관 치료학, 제빵과학, 골프코스 관리학, 소방학 등이 그런 분야다.



고용주는 결정력, 조직력, 기획력,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카펠리 교수는 이런 능력을 가장 잘 기를 수 있는 곳이 인문학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인문학은 “학생들의 지적 능력과 학습 능력 개발에 가장 도움이 되는 분야”라고 카펠리 교수는 썼다.



물론 인문학 학위는 경제적인 보상을 보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를 약속한다고 일컬어지는 응용학문의학위 역시 그런 보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문제는 대다수 가족에게 매우 중대한 결정이다. 대학 졸업장은 그런 투자에 대해 상당한 이익(경제적 이익 포함)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 및 전공 선택과 보수가 좋은(그리고 보람 있는) 첫 번째 직장 및 진로의 상관관계는 복잡하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조언을 참고하는 게 상책일 듯하다. 먼저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과 전공을 고려한 뒤 우수한 학생과 훌륭한 교수진이 있는 대학에 가라는 것이다. 또한 전공은 자신이 가장 관심 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글=글렌 알트슐러. 미국 코넬대학 평생교육원 원장이자 미국학 교수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번역=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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