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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한 폐지하라" 美 난자 소송…기증 공정가격 필요

중앙일보 2015.07.28 15:33
[사진=중앙포토]




우리나라와 달라 미국에선 불임·난임 부부를 위해 정자와 난자 기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3년 기준 난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아기가 1만 명에 가까울 정도다. 하지만 ‘잠재적 생명체’인 정자와 난자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란 비판은 여전하다. 난자를 기증하고 받는 대가가 1만 달러(약 1천160만 원)를 넘지 않도록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 또한 흥정하듯 정자·난자 거래가 이뤄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여성의 몸에서 추출한 난자에 대해 정부가 가격 상한을 두는 것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소송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난자를 기증하고 받는 대가에 대해서도 이른바 ‘공정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난자에 가격을 매기는 순간 불임부부를 위한 ‘기증’이란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난자 기증이 보편화된 상황에 맞게 가격 상한을 두던 기존 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단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북부지방연방법원에 난자 가격 가이드라인이 연방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소송을 낸 건 최근 난자를 기증한 미국 여성 2명이다. 이들은 소장에서 “관련 업계에 적용되는 난자 가격 가이드라인은 불법 공모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이 가이드라인 때문에 전국의 여성들이 시장에서 난자를 자유롭게 팔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가격 상한을 폐지해 난자도 일반적인 상품처럼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매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가격 상한 가이드라인 때문에 불임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클리닉 업체만 배를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가 불임부부에게 비싼 가격으로 난자를 팔고도, 가이드라인을 이유로 난자 기증자에게는 적은 액수만 준다는 주장이다.



두 여성이 소송을 제기한 단체는 ‘미국생식의학학회’와 ‘보조생식기술학회’ 등 비영리단체 두 곳이다. 대부분 의사로 구성된 이들 단체는 2000년 ‘난자 기부의 대가는 타당한 이유 없이 5천 달러를 넘으면 안 되고, 이유가 있더라도 1만 달러를 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난자 소송‘의 결과가 내년쯤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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