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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원하는 인력’ 맞춤형 대학에 최대 300억 지원

중앙일보 2015.07.28 00:54 종합 6면 지면보기
산업구조 변화에 맞게 학과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정부가 내년부터 최대 300억원을 지원한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과 대학에서 길러내는 인력 간에 간극이 커 기업은 구인난을, 졸업생은 취업난을 겪는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교육부, 기존 학과 통폐합 등 유도
인력 수급 전망, 전공 35개로 세분화
학교 간 ‘정원 빅딜’ 방식도 검토
“자연스런 구조조정 저해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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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사회수요 맞춤형 고등교육 인재양성 방안’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핵심은 사회의 인력 수요 전망을 정부가 제시하고, 대학들이 이에 맞춰 기존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학과를 신설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 전공을 크게 6개로 나누어 발표하던 중장기(10년) 인력 수요 전망을 올 하반기부터 35개 전공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그간의 6대 분류는 ▶인문사회 ▶사범 ▶공학 ▶자연 ▶의약 ▶예체능 계열이다. 올 10월부터는 공학 계열을 ▶건축 ▶토목·도시 ▶교통·운송 등 11개 전공으로 쪼개는 등 계열마다 4∼11개로 세분화한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PRIME, 프라임)으로 이름 짓고 올 하반기까지 세부 계획을 수립해 내년 2월에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교육부는 대학당 50억~300억원을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기획재정부에 3500억원의 예산을 요구했다. 이대로라면 많게는 70여 대학이 지원받게 된다. 대학들은 지원받은 예산을 교수 채용, 건물 증개축, 기자재 도입 등에 쓰게 된다. 교육부의 유정기 지역대학육성과장은 “학과 통폐합은 학내 반발이 커 대학 자체의 동력으로 쉽지 않다. 정부가 재정 지원을 통해 이를 보다 쉽게 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실적을 심사해 3년마다 지원 대학을 선정키로 했다.



 교육부는 정원 조정 방안 중 하나로 다른 대학과 정원을 주고 받는 방식도 제시할 계획이다. 경쟁력 높은 학과가 서로 다른 대학들끼리 학과별 정원을 교환해 각자 강한 학과를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학과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식이다. 유 과장은 “학과 통폐합으로 교수들이 교원 신분을 잃지 않도록 재정적 뒷받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내년 2월의 프라임 사업 심사에서는 학생 정원 감축에 가산점을 주지 않고, 대학들의 학생 정원 유지를 허용키로 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대학들이 내놓은 자구책으로 인원 조정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판단에서다.



 대학에서는 교육부 방안에 대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오히려 저해할 우려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양대 화학공학과 배영찬 교수는 “교육부의 계획은 인력 수요 전망이 정확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 이전에도 이런저런 학과를 신설했다가 현실과 맞지 않아 흐지부지된 사례가 있는 만큼 대학들이 신중한 검토 없이 예산만 따기 위해 움직였다간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사회적 수요가 적어 학생들이 잘 오지 않는 학과는 교수들이 필수 강의 시간을 채우기도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 정부가 나서 교수들 신분을 유지하게 해준다고 보장하는 것이 오히려 대학 차원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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