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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엄마들 “내 아이 전쟁 안 돼” … 아베 지지율 곤두박질

중앙일보 2015.07.28 00:42 종합 14면 지면보기
안보법제 국회 처리에 반대하는 엄마들이 26일 “그 누구의 아이도 죽여선 안된다. 전쟁법안 따위 필요없다. 당장 폐안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 개인블로그 ‘진실을 찾아서’]


지난 16일 일본 중의원에서 안보법안을 강행 처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한 반대 여론은 이제 지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분위기다. 과거 원자폭탄 투하로 전쟁에 패한 일본인들의 전쟁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감은 내각 지지율 급락으로 표출되고 있다. 친아베 성향 매체인 보수우익의 산케이신문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조차도 ‘아베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9.3%로 지난달 조사보다 6.8%포인트 떨어졌다. 반대 답변은 52.6%로 올랐다. 아사히와 니혼게이자이, 마이니치, 도쿄신문 등 주요 6개 일간지 모두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높게 나왔다. 민심 이탈이 위험 수준임을 나타낸 것이다.

요미우리 조사 "지지 안 해" 49%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 응답자의 57%는 안보법안의 이번 국회 통과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26%에 그쳤다. 또 81%는 일본 정부의 안보법안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법안 통과에 찬성하는 응답자들 중에서도 69%가 설명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27일자 산케이신문은 ‘안보법제 개혁과 관련해 여론을 이해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지난주 민방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보법제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방송 출연은 이례적으로 1시간 반 동안 이뤄졌다. 그는 그림이 그려진 해설판과 모형까지 들어 보이며 일본과 미국이라는 집에 강도가 드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역사회가 협력해 문단속을 잘하고, 미연에 강도(전쟁)를 막기 위한 법률”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여당인 자민당 인터넷 방송에 다섯 차례 출연해 안보법제를 직접 설명했으나 이은 여론조사에서도 계속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민방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해 7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각료회의 결정 당시에도 급락했다가 다시 회복되는 등 반등을 계속해 왔지만 이번에는 단기간에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 교토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한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학자의 모임’에 참여해 서명한 학자는 27일 현재 1만2392명에 달한다. ‘일본변호사연합회’와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영화인 9조의 모임’ 등도 잇따라 항의 성명을 내놓았다.



 일본 ‘엄마’들도 반대 시위에 가세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집회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를 안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어머니 모임’ 회원 2000명은 26일 도쿄 시부야에서 “우리 아이, 전쟁하러 태어난 것 아니다”란 구호를 외치며 시가 행진을 벌였다. 후쿠오카와 교토 등에서도 ‘전쟁 반대’와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손 팻말을 든 어머니들의 항의 집회가 27일에도 잇따라 열렸다. 이들 엄마 모임은 현재까지 인터넷상에서 1만7000명의 지지 서명을 받고 각 지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안보법안에 대한 참의원 심의는 27일 시작됐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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