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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 된 것 같아요” … 한지에 서예가가 쓴 경북도 공무원 임용장

중앙일보 2015.07.28 00:28 종합 21면 지면보기
경북도청 여성가족정책관실에서 일하는 이치헌(44)씨. 지난 20일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지 25년 만에 사무관(5급)으로 승진하면서 독특한 임용장(사진)을 받았다. 한지에 직접 붓으로 ‘지방행정사무관에 임함’이라고 써 두루마리로 만든 임용장이었다. 이씨는 “옛스런 모양의 임용장을 받으니 ‘청렴’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조선시대 선비가 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가 독특한 모양의 임용장을 공무원들에게 주고 있다. 조선시대 임금이 내리던 교지(敎旨·4품 이상 벼슬아치에게 내리던 사령장) 형태다. 사무관 이상 승진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주고 있다.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공직사회에 청렴결백한 선비정신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임용장은 한지에 ‘누구를 어떤 직급에 임용한다’는 내용을 세로로 적었다. 한글이지만 세로쓰기 했다. 글씨는 서예가인 연민호씨가 쓰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전남도 등의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창의적이어야 할 21세기 공무원 조직을 딱딱한 분위기로 만들 수 있다”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글 세로쓰기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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