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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인당 숲, 런던의 6분의 1 … 도시숲 조성땐 열사병 줄여주죠

중앙일보 2015.07.28 00:15 종합 23면 지면보기
교수 출신인 신원섭 산림청장은 산림 휴양·치유 전문가다. 관련 논문 100여 편을 썼다. [사진 산림청]
“우리나라 산은 많이 푸르러졌다. 하지만 도심 녹지공간인 ‘도시 숲’은 한참 부족하다.”


신원섭 산림청장

 신원섭(57) 산림청장이 이런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 23일 오전 정부대전청사 산림청장 집무실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실제 숫자를 들어 서울과 외국의 실태를 비교했다.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 숲 면적은 4.4㎡다. 런던(27㎡)의 6분의 1, 뉴욕(23㎡)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 도시 숲을 잘 가꾼 선진국을 예로 들 것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9㎡와 비교해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신 청장이 말하는 ‘생활권 도시 숲’은 시민들이 걸어서 10분 안에 갈 수 있는 녹색 공간이다. 그는 도시 숲을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인프라 중 하나”라고 했다. 도시 숲이 기온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 특히 노년층이 취약한 더위 관련 질병을 막아준다는 설명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 숲은 여름철 한낮 기온을 3~7도 떨어뜨려 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 도시 숲 안과 빌딩 사이 회색빛 공간에서의 기온을 비교한 수치다. 신 청장은 “전 국민의 91%가 도시에서 생활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라며 “도시 숲을 잘 조성하면 노인들뿐 아니라 냉방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제적 취약 계층이 폭염으로 입을 피해 또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청장은 이에 더해 나무가 얼마가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인 연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높이 8m, 지름 25㎝ 크기 버즘나무(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잎을 통해 하루 평균 수분 0.6㎏을 방출해 공기 중에서 36만㎉의 열을 뺐는다고 한다. 49.5㎡(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나무를 심으면 에너지를 아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나무는 자체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나. 에너지 아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스스로도 온실가스를 없애고. 일석 이조다.”



 신 청장은 숲이 건강을 가꿔준다는 예찬론 또한 펼쳤다. 그는 “숲을 15분간만 바라봐도 콩팥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가 15.5% 줄고 혈압은 2.1%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산림청은 도시 숲 조성을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잡았다. 2017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4558억원을 들여 현재 2755곳인 도시 숲을 4002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선진국에 비해 태부족이다. 그래서 기업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한 해 40여 기업을 직접 찾아가 도시 숲 가꾸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100억원을 들여 울산시 태화루에 숲을 만들었고, 침구 전문업체 이브자리는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 강동구 암사동에 소나무 등 4900그루를 심었다. 기업이 숲을 만들면 그만큼 온실가스를 없앴다고 인증해 주는 ‘산림탄소상쇄제도’를 도입해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신 청장은 “숲을 산모가 거닐면 불안감이 줄어드는 일종의 태교 효과가 있고, 숲 체험을 한 청소년들은 공격성이 낮아진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며 “전국 곳곳에 조성한 숲에서 이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산림 복지’를 실현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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