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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이란 핵 타결과 북핵 문제

중앙일보 2015.07.28 00:07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5년 7월 15일 34면>

이란 핵 타결로 생긴 호기, 놓쳐선 안 된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이란 핵 협상이 어제 13년 만에 타결돼 우리는 정치·경제적으로 큰 호기를 맞게 됐다. 우선 지루하게 공전돼 온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생겼다. 미국 오바마 정권은 그간 ‘전략적 인내’라면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7년간 열리지 못했음이 이를 웅변한다. 다행히 이란 핵 문제가 풀리면서 이런 미국의 굳은 태도에도 달라질 희망이 엿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전 ‘적과의 악수’를 약속하며 세 나라를 거론했다. 지난 2일 반세기 만에 국교 정상화를 이룬 쿠바와 이번에 핵 협상을 매듭 지은 이란, 그리고 북한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 등 다른 현안들이 오바마 정부의 외교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왔다. 특히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동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터라 이젠 백악관의 눈길이 평양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협상을 통해 6자회담 참여국인 미국·중국·러시아가 손발을 맞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와 이란 핵 해결을 지켜본 북한으로선 상당한 고립감을 느낄 것이다. 이란은 북한의 맹방이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이란과 공유해 왔으며 최근에는 가뭄 해결을 위해 이 나라에 손을 내밀었다. 그런 이란이 핵을 포기했으니 북한 지도부도 동요할 게 분명하다.



 이렇듯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2년 남짓 임기를 남긴 오바마가 까다로운 북핵 문제를 뒷전으로 미뤄둘 것이라는 ‘대북 협상 회의론’도 없지 않다. 그럴수록 우리는 미국이 적극 나서도록 설득해야 한다. 머잖아 이뤄질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란과의 무역도 중요하다. 예정대로라면 경제제재로 막혀 있던 이란 시장은 연내에 열린다. 이란은 8100만 인구에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광활한 시장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각각 세계 4위, 2위이고 아연·철광석 매장량도 10위권이다. 제재가 풀리면 경제성장률이 4배로 증가한다는 예측도 있다. 우물쭈물하다 ‘제2의 중동 붐’을 가져다줄 기회의 땅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한겨레 <2015년 7월 16일 31면>

북핵 외교에도 큰 시사점 주는 이란 핵 합의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미국 등 주요 6개국(P5+1)과 이란이 핵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란 핵 위기 발발 13년 만의 일이다. 인내심과 타협을 통해 난마처럼 얽혀 해법을 찾기 어려워 보이던 문제들을 결국은 풀어냈다. 중동 정세를 포함한 국제 정치 전반, 세계 경제에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



 이란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물질 개발 등을 중단하고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란은 핵 기술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정당한 권리는 보장받았다. 핵 비확산 체제를 지키고 국제평화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은 과거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들어갔던 곳뿐 아니라 의심스러운 군사시설들까지 모두 접근할 것을 요구해 관철했다. 이란은 ‘이란과 협의 아래’란 단서를 붙이는 데 성공했다. 사찰의 범위를 넓히되 이란의 주권 행사도 존중하는 모양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내 절충과 타협의 묘를 발휘한 협상 결과다.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다른 국제 이슈를 처리하는 데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공화당 등 일각에서는 협상 결과가 미흡하다며 의회에서 핵 합의를 부결시키려 하고 있다. 국제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다. 미국이 이라크를 참혹할 정도로 완전히 무장해제시켰지만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대를 몰아붙여 백기투항을 받아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님은 그리스 사태를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이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협상 결과 승인 등 필요한 후속 조처를 슬기롭게 해나가길 기대한다.



 미국 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협상해보자는 데 대해선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다. 나름의 사정은 있을 것이다. 핵물질 제조 시도 수준이었던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실험을 세 차례나 하고 핵무기 보유국을 선언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고난도가 꽤 예상되는 북핵 협상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지다. 이란 핵 합의는 당사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절충과 타협으로 풀지 못할 난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북한 핵 문제의 최대 피해자이며 당사자는 우리 자신이다. 북핵 문제를 방치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치러야 할 비용과 피해가 커지기 마련이다. 정부는 미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협상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이란 핵 합의를 북핵 문제 해결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다.





논리 vs 논리

미국이 나서도록 설득해야 vs 정부의 적극적 자세 필요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이란이 7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핵 협상에 합의하면서 핵 위협국가는 북한밖에 남지 않았다. 이란과 미국등 주요 6개국이 핵 협상을 타결한 이날 테헤란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하고 있다. [테헤란 AP=뉴시스]


 지난 7월 15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2002년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된 이후 13년 만에 이란의 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타결됐다.



 이란은 앞으로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등의 핵 활동 제한을 수용했다. 합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은 군사시설을 포함해 의심되는 시설을 모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는 IAEA에서 이란의 핵 협상 이행을 검증하는 즉시 풀기로 했다. 이란이 핵 협상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복원된다는 조건에서다. 이란에 대한 재래식 무기 금수조치는 5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 더 지속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최소 2년마다 한 차례 만나 타결안 이행 상황을 공동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의 공화당은 이번 합의안이 너무 많은 양보를 이란에 해준 결과라며 의회 심의 과정에서 이를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 이행을 가로막는 미국 의회의 어떤 입법도 거부할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대북 전문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미국 국무부는 14일 이란 핵 협상 타결이 북핵 협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북한과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북한과 이란을 직접 비교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할 것이며 미국의 대북정책은 바뀐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은 7월 21일 이란 핵 협상 타결을 북핵과 연결시키려는 미국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대담을 통해 “우리는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동결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논하는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명실공히 핵보유국이며 핵보유국에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이란 핵 협상이 ‘우리’에게 정치·경제적으로 큰 호기라고 말하고 있지만 한겨레는 이란 핵 협상 타결로 국제 정치 전반, 세계 경제에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중앙은 이란 핵 타결을 ‘우리’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이란 핵 타결로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생겼다’라는 언급도 이를 잘 말해준다. 중앙은 서구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면 이란 경제의 활성화로 ‘제2의 중동 붐’이 올 수도 있으니,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우리’, 즉 국익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겨레는 IAEA의 사찰이 ‘이란과 협의 아래’ 의심스러운 이란의 군사시설들까지 모두 접근하게 한 점이 ‘이란의 주권 행사도 존중하는 모양새’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상호 존중의 원칙이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다른 국제 이슈를 처리하는 데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겨레는 언급하고 있다. 또 국제 이슈 처리에 미국이 두 개의 원칙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상호 존중의 외교원칙이 북한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한겨레의 입장이다.



 중앙은 이란 핵 협상과 미국·쿠바 국교정상화가 ‘우리’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미국이 평양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게 되었고, 이란과 핵무기 기술을 공유해왔던 북한이 동요할 수 있다는 점, 미국·쿠바 국교정상화에 따른 북한의 고립감 등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호기’라는 것이 중앙의 분석이다. 그러나 중앙은 오바마가 까다로운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대북 협상 회의론’을 들어가며 ‘호기’를 낙관적 전망으로 연관 지어 해석하지는 않는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를 소유했다는 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이란의 숨통을 틔어줄 수 있지만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을 북핵 문제 해결로 연관 지을 수 없다는, 이러한 신중론은 충분히 설득력을 얻는다.



 한겨레도 이란과 북한이 같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핵물질 제조 시도 수준이었던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실험을 세 차례나 하고 핵무기 보유국을 선언한 상태였다는 점과 ▶북핵 협상이 고난도가 예상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한겨레 역시 북핵 협상을 낙관하지 않는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북핵 협상 타결의 주체로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다. 한국의 외교력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 중앙의 주장이다. 중앙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반면 한겨레는 ‘미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협상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며 북핵 협상 타결의 주체로서 정부 역할을 강조한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려면 미국의 외교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충분한 유인(誘因)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중앙 사설의 전체적 맥락으로 볼 때 미국을 북핵 협상 테이블의 주역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핵 협상을 타결할 경우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와 이란 핵 타결에 이은 오바마 정부의 엄청난 외교적 쾌거로 기록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북핵 협상 타결은 미국의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한겨레도 지적하 듯 오바마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동아시아에서 북핵 문제는 한반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이미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다. ‘미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협상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한겨레의 지적은 한국 외교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다자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일, 결코 쉽지 않은 일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한겨레의 지적이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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