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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알바와 인턴으론 청년이 꿈꾸는 나라 불가능하다

중앙일보 2015.07.28 00:03 종합 30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고용률 70%’ 달성이다. 당선 뒤 주요 국정과제가 되면서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대책과 시간제 일자리 확대 같은 정책이 쏟아졌다. 그 덕에 전체 고용률이 2012년 64.2%에서 지난달 66%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청년에겐 딴 나라 얘기다. 지난달 청년 고용률은 41.4%에 불과했다. 2008년 이후 40%대 초반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2012년 7.5%이던 청년 실업률은 최근 두 자릿수로 오히려 급등했다. 실업자 수가 45만 명이라지만 취업 준비생 등 잠재적인 실업자를 포함하면 116만 명이 ‘청년 백수’다.



 이런 현실에 대처해 정부와 기업이 2017년까지 총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유관 부처 장관들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6단체장이 어제 민관합동 회의를 열고 내놓은 종합대책이다.



 대책에 따르면 공공 부문 5만3000개, 민간 부문 16만 개의 일자리가 내후년까지 만들어진다. 합하면 청년 실업자의 절반 가까이를 구제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기업에 주는 ‘당근’을 대폭 강화했다. 기업이 청년 정규직 채용을 늘리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주는 세액공제 혜택을 새로 만들거나 연장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청년 정규직을 늘린 기업은 신규 채용 1인당 연간 1080만원(대기업·공공기관 540만원)씩 2년간 지원을 받는다.



 청년 실업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다. 예산 지원을 대폭 늘리고 고용의 주체인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내놓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가 8만8000개에 불과하다. 수출과 내수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약속한 숫자를 고용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단기대책이자 응급처방이라는 한계도 분명하다. 청년 실업은 구조적인 문제다. 저성장에서 벗어나 경제가 활력을 띠어야 해결된다. 정부나 기업이 바란다고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청년 고용을 늘리면서 국가 경쟁력도 키울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그 시험대가 지금 논의 중인 노동시장 개혁이다. 노사는 노동시장 문제를 비용 절감이나 해고 방지와 같은 좁은 시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 생산성을 높여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정국 주도권이나 표를 얻는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도 금물이다. 교육 개혁을 통해 청년의 눈높이와 일자리를 일치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알바와 인턴으로 20대를 보내는 청춘은 꿈꿀 여유가 없다. 청년이 꿈꾸지 못하는 나라엔 희망이 없다. 그걸 바꿀 시간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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