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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다리에 올려놨을뿐인데 … 내 스마트폰, 어느새 100% 충전

중앙일보 2015.07.28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LG전자가 29일부터 판매하는 폴더형 스마트폰 ‘LG 젠틀’, 기름 없이도 튀김 요리가 가능한 동부대우전자의 ‘프라이어 오븐’,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을 더한 삼성전자 모니터. [사진 각 업체]


때로는 뜻밖의 아이디어가 기업을 살리는 구원투수가 된다.하이얼도 그랬다. 1990년대 후반 중국 쓰촨성. 하이얼 서비스 센터에 신고가 폭주했다. “세탁기가 망가졌다”는 것이었다. 하이얼은 직원을 보내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고장을 일으킨 주범은 고구마였다. 대량으로 고구마 농사를 짓는 현지 농부들이 진흙을 털어내기 위해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배관이 막혔던 것이었다. 하이얼은 98년 4월 아예 ‘고구마 세탁기’를 내놨다. 과일은 물론 조개까지 세척할 수 있도록 한 이 ‘아이디어 상품’은 출시 직후 1만대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삼성, 세계 첫 무선충전 기능 출시
LG, 화면 터치형 폴더 스마트폰
20만원대로 선봬 … 사실상 공짜폰
동부대우는 기름 없이 튀기는 오븐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아이디어를 더한 전자제품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없던 기능을 덧붙여 활로를 찾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27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모니터(SE370)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았다. 무선충전 기능을 더한 첫 모니터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디어를 낸 건 삼성전자 TV사업부 소속으로 기업간 거래(B2B)를 담당하는 상품기획 팀이다. 시장조사에 나선 이들의 눈에 들어온 건 커피숍과 공항이었다. 이런 공공장소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건 ‘충전’ 기능. 지난 4월 무선충전이 되는 갤럭시6까지 나오면서 충전기를 더한 신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핑크빛 전망도 힘을 보탰다. 지난해 5500만대에 그쳤던 무선충전이 되는 기기가 점차 늘어 10년 뒤인 2024년엔 20억 대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어디에 붙일지를 놓고 고민이 계속됐다. 노트PC에 더하자니 두께가 굵어졌다. 그러다 찾아낸 것이 바로 모니터. 다리 부분에 스마트폰을 올려둘 수 있는 충전기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모니터를 디자인했다. 작업을 하다 휴대폰을 모니터 스탠드에 올려두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데다, 모니터가 대기 상태여도 전원만 연결이 되어 있으면 사용가능하다. 김석기 삼성전자 전무는 “편의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를 위해 더욱 편리한 혁신적인 모니터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29일 LG유플러스를 통해 폴더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이름은 ‘LG 젠틀’로 20만원대의 저렴한 스마트폰이다. LG전자가 첫 폴더 스마트폰을 선보인 건 지난해 9월. 버튼이 큼지막한 효도폰인 ‘와인폰’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LG전자는 어르신 세대를 위한 스마트폰 기획에 들어갔다. 젊은 세대처럼 카카오톡, 밴드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하고 싶어하지만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했다. 큼직한 버튼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스마트폰 기능을 더한 폴더 스마트폰 1호는 ‘와인 스마트폰’. 이 제품이 인기몰이를 하자, LG전자는 두번째 아이스크림 스마트폰에 이어 ‘젠틀’까지 내놨다.



 어르신 전용이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3.2인치 크기의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롤리팝을 지원한다. 화면을 터치해 사용할 수도 있고 원하는 앱을 내려받아쓸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료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어서 효도 스마트폰이란 새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2월 출시한 ‘프라이어 오븐’ 2015년형 신제품으로 오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칼로리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기름 없이 음식물을 튀길 수 있는 ‘에어 프라이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동부대우전자는 2013년 5월 아예 이 기능을 더한 프라이어 오븐을 선보였다. 당시 30만원선이었던 에어프라이어 한대 값으로 ‘프라이어 오븐’을 내놓자 판매고가 치솟았다. 회사 관계자는 “동급 오븐(34L) 제품 대비 3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해 올해 성능을 한단계 올린 신제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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