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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극장' 문 열다

중앙일보 2015.07.28 00:00
지난 22일 문을 연 씨네드쉐프 압구정의 템퍼시네마는 총 30석 규모로, 템퍼 전동침대와 매트리스가 설치돼 있다.



파티션 친 1인용 침대에 누워 무료로 쿠키 맛보며 영화 감상

집만큼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집에서는 소파나 침대에 편안하게 기대거나 누워 영화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엔 화면 크기와 사운드가 아쉽다. 이제 집에서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편안한 상태로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초로 리클라이닝 침대극장이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열었다.



"서울 압구정동 템퍼시네마 여객기 퍼스트 클래스처럼 안락하게 꾸민 상영관 갖춰"



고급스러운 퍼플그레이 컬러 침구로 감싼 30개의 침대가 상영관을 채우고 있다. 1인용 침대가 2개씩 쌍을 이루고, 침대 양옆과 뒤쪽을 파티션이 감싸고 있다. 겉옷을 옷걸이에 건 다음 침대 위에 올라가 하얀색 슬리퍼를 신고 침대에 눕는다. 부드러운 담요를 가슴까지 끌어올린 후 리모컨으로 침대의 등받이와 발 부분의 각도를 조절해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았다면 이제 영화를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사이드 테이블에 마련된 웰컴 쿠키를 즐기면서 말이다.

 지난 22일 문을 연 씨네드쉐프 압구정의 ‘템퍼시네마’는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옮겨 놓은 듯 근사하다. 세계 최초의 리클라이닝 침대극장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가 영화관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공간인 ‘CGV 씨네드쉐프’와 합작해 만든 공간이다.

 

편안하게 누워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템퍼시네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전동침대

그동안 영국이나 러시아, 그리스 등 해외 몇몇 영화관에서 침대극장을 시도한 사례는 있었으나 대부분 극장 내부를 침실처럼 연출하는 것에 그쳤다. 침대는 나무 평상을 이용해 침대 형태로 제작했고, 그 위에 침구와 쿠션을 비치한 정도였다.

 템퍼시네마가 기존 침대극장과 다른 점은 침대 전문 브랜드 ‘템퍼’ 제품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모든 좌석은 싱글 사이즈의 템퍼 리클라이닝(reclining·등받이와 발판의 각도를 조절하는 기능) 전동침대가 설치돼 있고, 그 위에 템퍼의 인기 제품인 ‘오리지날 매트리스’가 놓여 있다. 좌석당 세팅된 전동침대와 매트리스, 베개의 실제 판매 가격만 해도 600만원이 넘는다.

 템퍼의 리클라이닝 전동침대는 간단한 버튼 작동만으로 머리와 상체, 다리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비치된 리모컨을 이용해 수시로 조절이 가능하다. 작동 시 소음이 거의 없어 영화 관람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좌석에 사용된 템퍼의 기능성 폼 매트리스는 체온과 무게에 반응해 신체의 모양에 맞춰진다. 템퍼 폼 매트리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임즈 연구소가 우주선 이착륙 시 발생하는 엄청난 가속력과 압력으로부터 우주비행사의 등과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신소재를 상용화해 만들었다. 탄성이 거의 없는 소재로 된 이 매트리스는 누웠을 때 몸의 무게를 어느 한 곳에 집중시키지 않고 전체적으로 분산시켜주기 때문에 관객은 무중력 상태에서 누워 있는 듯한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다. 템퍼시네마 이용 요금은 1인당 4만원(성인 기준)이다.



맥주·와인·샐러드·밀푀유 주문 가능

상영관 입장 전에는 탄산수와 미네랄 워터, 아이스티 같은 음료 중 1개가 무료로 제공된다. 맥주나 와인 같은 가벼운 주류와 샐러드, 과일, 밀푀유 등 메뉴는 추가로 주문해 즐길 수 있다. 직장인 최수진(34)씨는 “관람료 4만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인 것이 사실이지만 소음, 시야 가림, 불편한 좌석 등 일반 극장에서 있을 법한 문제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휴식을 취하면서 문화생활을 하고 싶을 때 ‘나를 위한 작은 사치’라고 생각하며 가끔 이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남자친구와 극장을 찾은 이성경(29)씨는 “피곤할 때는 데이트하러 나오는 것도 힘들 때가 있다”며 “이렇게 침대로 된 극장은 편안하게 쉬면서 영화를 보고 데이트할 수 있어 1석3조”라고 말했다.

 최고급 제품을 2시간 가까이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예비 부부의 경우 영화 관람을 계기로 템퍼 매트리스를 혼수용품으로 구입하기도 하고, 매트리스 구입을 앞둔 사람들이 미리 극장을 찾는 사례도 있다. 템퍼 측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템퍼 침대와 매트리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는 뜻에서 템퍼시네마를 선보이게 됐다”며 “최고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침대극장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하현정 기자 ha.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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