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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수리 안 되는데요" 허위 청구로 보험금 11억원 타낸 일당 검거

중앙일보 2015.07.26 13:16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11억 원 상당의 보험사기를 친 혐의로 외제차 수리업체 대표 등 3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급 외제차로 일부러 사고를 낸 뒤 보험사에 차량 수리비를 과다 또는 허위로 청구한 혐의(사기)로 외제차 수리업체 대표 김모(40)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보험설계사 등 30명을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총 174회에 걸쳐 약 1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2년 12월 2일 경기도 김포시에서 길에 주차된 웨딩카 크라이슬러 리무진과 고의로 측면 추돌 사고를 냈다. 김씨는 “사이드패널 교환 수리는 국내에서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보험사에 수리비로 1억2000만원을 신청한 뒤 5500만원을 수리비로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방식으로 김씨는 총 69회에 걸쳐 보험금 9억5000만원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지난 2011년 2월쯤 교통사고가 난 벤츠 차량이 입고되자 뒷부분 범퍼는 재질이 특별하다는 이유로 보험사로부터 1900만원을 수리비로 받은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돈 중 530만원만 수리비 사용한 김씨는 나머지 1750만원을 따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를 피하기 위해 보험금은 차명 계좌로 수령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보험사의 ‘미수선수리비’ 제도를 악용했다. 미수선수리비란 보험사가 직접 차량을 고치지 않고 차량 수리업체에 견적을 의뢰해 차주에게 현금으로 수리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장기 임대 외제차의 경우엔 차량 수리 기간에 임대비가 수리비보다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 보험사가 외제차 차주에게 현금으로 수리비를 직접 지급한다.



피의자들은 보험사가 수리비를 지급하고 수리 내역을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수리비를 과다 또는 허위로 청구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또 김씨는 범행 과정에서 보험회사 보상팀 직원 김모(41)씨에게 과다 청구 내역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유흥 접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급 외제차 수리의 경우 보험사의 사후 확인이 없어 수리비를 가로챈 사례가 많았다"며 ”보험사의 사후 확인을 강화하도록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병현 기자 park.b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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