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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수 논란에 막힌 선거구 획정 … 내달 합의 시한 넘길 듯

중앙선데이 2015.07.26 00:03 437호 2면 지면보기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기준을 논의 중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 논란에 발이 묶였다. 여야가 예정된 합의 기한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여 “비례대표 줄여야” vs 야 “전체 의석수 늘려야” … 일정 촉박해 게리맨더링 우려

 정개특위는 27일 공직선거법심사소위를 열어 선거구 획정 기준을 논의할 예정이다. 선거구 인구 편차를 최대 2대 1로 조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재 지역구 246명, 비례대표 54명 등 총 300명인 의원 정수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특위는 지난 24일에도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여야 간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충분한 논의를 위해 선거구 획정안 제출기한(10월 13일) 두 달 전인 다음달 13일까지는 ‘가이드라인’ 격인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정해달라고 특위 측에 요구했지만 현재로선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획정위가 요청한 기한을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여야 간에 입장 차가 워낙 커서 (기한 내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야당 측 정개특위 위원은 “민감한 의원 정수 문제는 눈감아버리고 획정 기준만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늘어나는 지역구 의석만큼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여 현행 의원 정수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특위 위원인 여상규 의원은 “인구 편차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면 지역구 의석수가 10석가량 늘어나게 돼 있다”며 “의원 정수를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비례 의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따르려면 전체 의석수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개특위 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300석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다 보면 비례대표가 축소되거나 농촌 선거구 일부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선거구 획정을 합리적으로 하려면 의원 정수가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여야 간 공방이 길어질수록 선거구 획정이 자칫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게리맨더링’(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정하는 일)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고려대 이내영(정치외교학) 교수는 “전체 의원 정수를 확대하거나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서 지역구 의석수를 늘리겠다는 건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선거구 획정 기준을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에게 맡기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권필·추인영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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