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퍼팅의 ‘해결사’ 앤서, 아마골퍼 솔하임의 발명품

중앙선데이 2015.07.26 01:49 437호 23면 지면보기
골프는 실력이나 기술만 가지고 잘할 수 없다. 축구나 야구는 기술과 개인의 실력이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골프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훌륭한 장비다. 지난 주 컬래머티 제인에 이어 이번 주는 골프 역사상 가장 인기를 끈 퍼터 ‘앤서(ANSER)’ 의 이야기다.

퍼터 ②

카르스텐 솔하임(Karsten Solheim· 1911~2000). 1911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나 1913년 미국으로 건너간 사나이다. 이 남자를 빼놓고 현대 골프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 컵’은 그의 이름을 딴 대회다. 그의 아버지는 구두를 만드는 기술자였다. 대학을 제대로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집안이 어려웠다. 정부 장학금을 받는 한편 학교를 옮겨 다니면서 대학을 졸업했다. 전공은 기계공학.

솔하임은 제네럴 일렉트릭(GE)에 다니던 42세 때 처음으로 골프 클럽을 잡았다. 그의 직장 동료가 “한 자리가 비었다”며 급히 그를 초대한 게 계기가 됐다. 골프에 몰두하던 솔하임은 곧 자신의 문제가 퍼트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는 스스로 퍼터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퍼터 헤드의 무게 중심에 대해서 연구를 거듭했고, 어떻게 하면 공이 똑바로 굴러가는지 고민했다. 나중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집 한켠 차고에서 퍼터 제작에 몰두했다.

1959년 솔하임의 첫 번째 퍼터가 탄생한다. 이름은 핑(PING) 1-A 퍼터였다. ‘핑’은 클럽 헤드가 공을 때릴 때 나는 경쾌한 의성어를 본따 만든 이름이었다. 1-A는 그가 처음으로 만든 퍼터를 기념하는 모델명이었다.

핑이 1960년대에 내놓은 앤서 퍼터
66년엔 또 다른 신제품을 개발한다. 당시엔 ‘-’자형 블레이드 퍼터가 인기를 끌었는데 핑이 내놓은 신제품은 마치 수도관 파이프(plumber neck)처럼 호젤 부분이 휘어진 낯선 형태의 디자인이었다. 무게 중심을 고르게 배치하기 위해 퍼터 헤드의 뒷부분을 깎아낸 혁신적인 퍼터였다.

이 퍼터에 어떤 이름을 붙이면 좋을까. 남편 솔하임을 곁에선 지켜보던 아내 루이스는 퍼팅에 대한 해답이란 뜻에서 ‘앤서(answer)’란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퍼터 헤드에는 공간이 부족했다. 고작해야 알파벳 다섯 글자가 들어가면 딱이었다. 그러자 루이즈는 앤서란 이름은 유지하되 알파벳 ‘w’를 빼버리자고 해결책(anser)을 제시했다. 이게 바로 1960~7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핑의 앤서 퍼터가 탄생한 일화다.

현대의 퍼터는 1960~70년대 것과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자인이 다양해졌고, 신기술을 적용시켰다. 특히 퍼팅 스트로크를 하면서 공이 빗맞아도 퍼터 헤드가 뒤틀리지 않도록 관성 모멘트(MOI)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 덕분에 관용성(forgiveness)이 크게 좋아졌다. 스윗 스폿에 맞히지 못하더라도 클럽 헤드가 열리거나 닫히는 등 비틀림이 줄어들었다.

90년대에 등장한 스카티 캐머런(Scotty Cameron) 퍼터는 타이거 우즈가 사용한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미국인 스카티 캐머런(53)은 90년대 초반부터 독특한 디자인이 가미된 수제 퍼터를 만들어 골퍼들의 사랑을 받았다. 캘러웨이의 오딧세이 퍼터와 나이키의 메소드 퍼터 시리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 편에는 퍼터의 종류와 기능에 대해서 알아본다.



도움말 주신 분 핑골프 우원희 부장,강상범 팀장, MFS골프 전재홍 대표, 던롭코리아 김세훈 팀장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